"문화기술인 3만5000명 실직 위기..더는 못 버텨"

윤종성 2021. 1. 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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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과 관련 있는 문화산업 기술노동자가 전국에 약 3만5000명에 달해요. 지금의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지속한다면 이들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을 겁니다. 상황이 매우 심각해요."

김일수 대표는 "방탄소년단(BTS) 등 K팝의 세계적인 열풍 뒤에는 문화산업 기술노동자들이 있었다"면서 "오랜 시간 공 들여 구축한 공연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조짐이다. 한 번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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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콘서트 모조리 취소..매출 전년比 90% ↓
공연 생태계 붕괴 위기..문화계 '핀셋 지원' 절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공연과 관련 있는 문화산업 기술노동자가 전국에 약 3만5000명에 달해요. 지금의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지속한다면 이들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을 겁니다. 상황이 매우 심각해요.”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최인혁 청구미디어 대표, 김일수 캔조명 대표, 조형국 한국AV대표(좌로부터)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만난 조형국 한국AV 대표, 김일수 캔조명 대표, 최인혁 청구미디어 대표는 업계 현황을 설명하던 중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세 명의 CEO는 한국방송문화산업기술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임원진이다. 협회는 지난 2008년 한국공연안전협회로 시작해 2011년 비영리 사단법인의 형태로 재출범한 조직이다. 현재 △중계 △영상 △음향 △무대/전시 △조명 △특수효과 △전식 △구조물 △경호 등 공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계가 초토화된 뒤, 협회 안팎에선 흉흉한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부산 지역의 한 중소업체 대표가 채무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수도권 중소업체 대표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쓰려져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5인 미만의 직원을 둔 소규모 업체들은 이미 상당수 파산했고, 업계 상위권 업체들도 휘청이고 있다.

세 명의 CEO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조형국 대표가 이끄는 한국AV는 연매출 100억원 가량 되는 국내 굴지의 영상 전문업체이지만, 매출이 반토막 나 30명 가량 되던 직원을 18명까지 감축했다. 조 대표는 “일감이 계속 줄어드니까 ‘회사에 부담을 주기 싫다’며 직원들이 스스로 사직서를 내고 떠나더라”라며 “직원들과 아픈 이별을 했다”고 전했다.

공연·이벤트 관련 조명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는 캔조명도 뮤지컬, 콘서트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1년새 매출이 60% 가량 감소했다. 그 사이 직원 수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년 업력의 영상기기 전문기업 청구미디어의 최인혁 대표는 “보험 해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영혼까지 다 끌어모은 돈 2억 8000만원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다”며 “이 자금마저 바닥나면 더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협회 회원사들의 상당수가 올 들어 일감 수주가 ‘제로’다. 협회는 올해 회원사들의 총매출이 전년대비 90% 가량 급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방역 지침인 ‘두칸 띄어앉기’로 인해 대형 뮤지컬, 콘서트 등이 모조리 취소된 탓이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가까스로 견뎌왔지만, 이제 많은 회원사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당장 공연이 재개될 수 있도록 방역 지침이 수정· 보완되는 것이 급선무다. 여의치 않다면 문화산업에 딱 들어맞는 ‘핀셋 정책’을 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고용유지 지원금의 형식과 방법이 각종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 대출금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책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국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찾아 더 크게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김일수 대표는 “방탄소년단(BTS) 등 K팝의 세계적인 열풍 뒤에는 문화산업 기술노동자들이 있었다”면서 “오랜 시간 공 들여 구축한 공연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조짐이다. 한 번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종성 (js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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