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룡경찰 폐해 예고한 이용구 법무차관 봐주기 수사

입력 2021. 1. 26.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이 유력한 증거인 블랙 박스 영상을 보고도 못 본 체하고 덮어버렸음이 드러났다.

경찰은 언론을 통한 택시 기사의 증언과 자체 조사를 통해 봐주기 수사가 있었음을 뒤늦게 확인하고 그제 서초경찰서 소속 해당 경찰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는 핑계로 경찰 자체 조사의 범위를 좁혀서는 안 될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이 유력한 증거인 블랙 박스 영상을 보고도 못 본 체하고 덮어버렸음이 드러났다. 경찰은 언론을 통한 택시 기사의 증언과 자체 조사를 통해 봐주기 수사가 있었음을 뒤늦게 확인하고 그제 서초경찰서 소속 해당 경찰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승렬 국가수사본부장 직무대리의 지시로 서울경찰청에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경찰의 내사 단계에서 종결 처리됐던 이 사건은 그 뒤 언론의 보도와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상태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지난해 관련 입법을 거쳐 올해 초부터 실행에 들어간 마당에 이런 어이없는 일이 불거져 여러 모로 우려스럽다. 경찰이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수사종결권을 제대로 행사할 자세와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의문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공룡화한 경찰이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어떤 괴물이 될 수 있는지를 이번 일이 잘 보여준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아래서 권력에 아부하고 특권층을 옹위하던 경찰이 더 덩치 큰 모습으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한국판 FBI(미국 연방수사국)’로 불리며 경찰 내 조직으로 신설된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사건의 진상 조사를 사실상 첫 임무로 맡게 된 꼴이다. 본부장이 선임되기도 전에 직무대리 체제로, 그것도 기존 경찰의 조직과 인력으로 경찰 내부의 비행을 조사하게 됐으니 공교롭다. 하지만 그런 만큼 더욱 철저하고 중립적으로 조사해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다. 특히 해당 경찰관 윗선 지휘 라인의 관여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 검찰이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는 핑계로 경찰 자체 조사의 범위를 좁혀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차관은 문제의 사건이 차관에 임명되기 전 변호사 신분이었을 때 벌어진 일이라는 둥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증언과 제시된 증거가 시사하는 사실 관계는 그럴 단계가 아님을 말해준다. 피해자에게 영상 삭제를 요청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차관이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차관 직은 먼저 내려놓고 하는 것이 옳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