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9%' SFTS, 길고양이 감염 사례 없다
야생진드기에 물리면 발생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치사율 높아
개·고양이 접촉 때 2차 감염 발생 '조심'..시 "모니터링 계속"
[경향신문]
서울시가 최근 길고양이(사진)를 대상으로 한 인수공통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실태조사에서 감염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경향신문이 확인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가 지난해 4~12월 25개 자치구의 길고양이 374마리를 대상으로 혈청 및 전혈을 추출해 리보핵산(RNA) 추출 및 항원검사를 한 결과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길고양이와 반려견을 대상으로 SFTS 검사를 실시해왔다.
SFTS는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동물→사람’ ‘사람→사람’으로 전염이 될 수 있는 법정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동물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사람이 감염됐을 경우 치사율이 높다.
사람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거나 진드기에 물린 동물로부터 2차 감염이 되면 1~2주의 잠복기 이후 감기증상과 비슷하게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앓는다. 의학계는 혈소판감소증, 백혈구감소증이 발생하며, 심할 경우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개나 고양이는 SFTS에 감염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람이 감염된 개·고양이와 접촉하면서 2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 보건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2017년 일본 도쿠시마현의 한 40대 남성이 SFTS에 걸린 개와 접촉해 2차 감염 확진판정을 받았고, 길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옮기려던 50대 여성이 고양이에게 물린 뒤 숨졌는데 이 여성의 조직 샘플에서 SFTS 바이러스가 분리돼 2차 감염자로 보고된 바가 있다. 국내에서도 2013년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후 2019년 말까지 1089명이 감염됐으며 이 중 215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 치사율은 19%에 달한다. 그러나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시는 “사람 간 감염의 경우 비말과 공기전파를 통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원헬스(One health)’적 접근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헬스는 ‘사람과 동물, 환경 등 생태계의 건강이 모두 연계돼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최적의 건강을 제공하기 위한 다차원적 협력 전략’을 말한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요성이 높아진 개념이다. 최근 국내에서 반려동물의 코로나19 첫 확진사례가 확인되면서 인간과 동물 간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은 집단감염이 일어난 한 기도원에 살던 고양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민과 접촉가능성이 있는 길고양이 등 동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들어 개의 SFTS 감염증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야외활동이 많은 개에 대한 SFTS 항원 모니터링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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