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인공관절 수술, '마코 로봇'으로 안전·정확하게

이슬기 메디컬 리포트 기자 2021. 1.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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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창원힘찬병원 원장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문제 하나. 우리나라 60~70대 노인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 3위로 해마다 시행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수술은 무엇일까? 정답은 ‘무릎 관절치환술(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다(1위 백내장 수술, 2위 척추 수술). 무릎 관절치환술은 매년 6만 건 이상 이뤄지는데, 이는 길어진 평균 수명을 무릎 연골 수명이 따라잡지 못해 벌어진 현상이다. 무릎 관절치환술은 연골이 거의 다 닳아 없어져 약물 요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때 시행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졌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퇴행성관절염 환자 가운데 수술로 겪을 수 있는 통증이나 후유증, 수술 후 흉터 등이 두려워 수술을 미루는 사례가 많았다. 무릎 통증을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버티는 환자도 상당수였다. 다행히 최근 국내에 인공관절 수술 로봇 등 첨단 의료 기술 시스템이 도입돼 수술 부작용은 줄고 무(無)수혈 수술도 가능해지면서 수술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관절·척추 병원인 힘찬병원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스트라이커의 로봇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를 수술에 활용하고 있다. 마코는 슬관절 및 고관절 치환술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인공관절 수술 로봇이다.

마코를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 과정은 이렇다. 먼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로봇에 입력해 3차원(3D)으로 변환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무릎 관절 구조와 상태를 파악해 사전 수술 계획을 세운다. 수술 중에는 숙련된 의료진이 직접 로봇 팔을 잡고 수술을 집도한다.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으로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마코 수술은 안전성이 뛰어나고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빨라 환자 만족도가 높다. 이태훈 부산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로봇을 활용한 수술은 오차 범위를 최소화하고 무릎뼈 절삭 정밀도와 인공관절 삽입 정확도가 우수하다”며 “기존 인공관절 수술보다 물리 치료가 필요한 횟수가 적고 환자가 더 짧은 시간 내 걸을 수 있어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 스마트로보틱스’. /힘찬병원 제공

힘찬병원에서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와 로봇 수술 환자 각각 500례의 예후를 비교·분석한 결과에서도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에 비해 출혈이 적고, 회복 속도는 더 빠르며 다리 축 교정 효과도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다리 축이 바르게 교정되면 무릎이 체중 압박을 고르게 받아 인공관절 수명이 길어진다. 3년 전 오른쪽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얼마 전 왼쪽 무릎에 퇴행성관절염 말기 진단을 받은 신정자씨(66)는 최근 목동힘찬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신씨는 “오른쪽 무릎을 수술할 때보다 덜 아팠다”며 “같은 날 수술한 다른 환자들과 비교해 회복 속도가 빠른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힘찬병원은 서울 목동점을 시작으로 부평·강북·부산·창원힘찬병원에 마코를 총 7대 보유하는 등 국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목동힘찬병원은 마코 도입 한 달여 만에 로봇 수술 100건을 달성해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기록이라는 평을 받았다. 병원 측은 환자가 몰리자 수술 예약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로봇을 추가 배치했으며 지난달 1000번째 로봇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목동힘찬병원에서 시행하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중 90% 이상이 로봇 수술로 진행된다. 힘찬병원은 올해를 본격적인 로봇 인공관절 수술 원년(元年)으로 삼아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의 치료 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김종훈 창원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로봇 수술이라고 하면 흔히 로봇이 처음부터 끝까지 수술을 주도한다고 오해하기 쉽다”며 “로봇은 의사를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수술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무엇보다 의료진의 숙련도라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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