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재난안전시스템 물고 늘어지면 국민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겠죠"
“정치는 저한테 구조 현장과 똑같아요. 내가 얼마나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내가 살릴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늘어납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33) 의원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을 때 그는 한 시간 남짓 동안 ‘안전’이란 단어를 무려 스물네 번 말했다. “지난해 5월 21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대형 물류 창고 화재, 집중호우 피해, 고층 건물 화재 등 안타까운 일들이 줄줄이 터져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일했어요.”
21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 중 최연소인 그는 민주당의 대표 ‘막내 라인’이자 최초의 ‘소방관 출신 국회의원’이다. “정치권에서 일할지는 생각도 안 해봤다”는 그는 “하지만 안전 분야 전문가가 국회에서 제 몫을 할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아내는 ‘암벽 여제’로 유명한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김자인씨다. 그가 정치를 하겠다고 하자 김씨는 “아저씨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면 해” 하고 응원해줬다. ‘아저씨’는 ‘소방관 아저씨’를 줄인 부부 사이의 애칭이다.
8개월간 의정 활동을 한 소회를 물으니 “아직도 힘들고 어색하다. 나는 세 명만 모여도 그 앞에서 말하는 게 힘든 사람”이라며 웃었다. “그렇지만 ‘헌법기관 300명 중 1명'이라는 무게감과 책임감이 더 큽니다. 300명 중 단 한 명이라도 4년 동안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결국은 안전한 한국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요. 그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죠.”
그는 민주당 내에서 ‘재난 안전 전문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21대 국회 들어 발의한 법안 대부분이 소방 안전과 관련돼 있다. 화재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실험도 직접 한다. 최근엔 대형 화재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샌드위치 패널’로 실험을 했다. ‘실제로 해보는 건 흔치 않다’고 하자 “정치 자금 후원받아서 어디에 쓰겠어요. 살아있는 정책을 개발해야죠”라고 했다.
올해 목표는 국가 재난안전관리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것이다. “건축법과 도로교통법 등을 꼼꼼히 고쳐서 국가의 재난 방지 시스템 자체를 점검하려 해요.” 정치권 관심이 자극적 이슈에만 쏠리는 걸 안타까워했다. “화재와 재난에 대한 관심은 너무 빨리 사그라져서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며 동료 의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두 달 뒤엔 아빠가 된다. 그는 “우리 사회 모든 엄마, 아빠들의 마음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며 “어린 아이들의 보육 안전을 철저히 따지고 꼼꼼히 세울 수 있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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