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동네빵집 찾아… 바이든의 주말은 트럼프와 달랐다
24일 낮 12시 40분쯤(현지 시각) 워싱턴DC 조지타운의 오(O)스트리트와 35번가가 만나는 모퉁이를 검은색 차량 행렬이 에워쌌다. 인근의 홀리 트리니티 성당을 출발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일행의 차량들이었다. 바이든의 차남 헌터가 차량에서 내리더니, 모퉁이에 있는 분홍색 건물 앞 창문으로 다가갔다. 이곳의 유명 베이글 가게 ‘콜 유어 마더 델리‘에서 베이글과 커피를 사기 위해서였다. 조지타운 주민들이 주변으로 몰려들자,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 차량 창 너머로 손을 흔들었다.
바이든은 이날 오전 11시 51분쯤 백악관을 떠나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조지타운의 홀리 트리니티 성당에 도착했다. 차남 헌터, 헌터의 두 딸 등과 함께 주일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낼 때도 종종 이 성당을 찾았다고 한다.
35분쯤 성당에 머무른 바이든은 이곳을 떠나며 미사가 “훌륭했다(lovely)”고 했다. 이어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족이 함께 먹을 베이글을 사기 위해 인근 가게에 들렀다. 베이글 가게 측은 비밀경호국이 참깨 베이글을 포함한 다양한 베이글과 크림치즈, 버터, 음료 등을 사전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 가게는 이후 트위터에 “멋진 일요일의 깜짝 방문이었다”며 “참깨 베이글부터 시작해 (워싱턴)DC가 제공하는 모든 것을 사랑해줄 행정부를 다시 한번 갖게 돼 신난다. 언제든 다시 오시라”는 글을 남겼다. 바이든이 지난 20일 취임 후 처음 맞은 일요일 점심을 워싱턴DC의 로컬 델리에서 해결한 것을 환영하는 마음이 녹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부터 “워싱턴DC가 번성하는 동안 국민은 그 부(富)를 나누지 못했다”며 워싱턴을 비판했다. 재임 4년 동안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호텔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먹은 것을 제외하고는 워싱턴의 현지 식당을 거의 찾지 않았다. 주말에 백악관을 벗어나면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찾거나, 전용기를 타고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향했다. 2016년 대선에서 90.9%의 표를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몰아줬던 워싱턴DC는 작년 대선에서도 총 투표수의 92.1%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던졌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임을 위한 행진곡’ 손 잡고 부른 尹, 팔뚝질한 조국, 양손 모은 이준석
- 뉴진스 멤버 전원 법원에 탄원서, 민희진에 힘 실었다
- 불편한 어느 과거사 드라마...이념적 편향성도 ‘옥의 티’일까
- 중고거래 과세 신고 안내 대상 500~600명...“사업성 없으면 신고 안 해도 돼”
- 26년 의대 증원 규모도 바뀔까... 법원 내놓은 ‘의정 타협안’ 보니
- 올해 퓰리처상 수상한 우일연 작가 “내 책은 미국의 情 이야기”
- 푸틴, 베이징서 1200㎞ 떨어진 ‘동방의 모스크바’ 하얼빈 갔다
- 尹 “풍요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오월 정신의 올바른 계승” [전문]
- 10대 여친에게 ‘이별값’ 120만원 뜯어내고도 스토킹·폭행한 남성
- ‘맥아더 동상 철거 집회’ 주도 진보단체 전 의장 또 국보법 위반 징역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