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손 들어준 연봉조정위..'홀드왕' KT 주권, 2억5000만원으로 최종 결정
역대 두번째 구단 상대 주장 관철
[경향신문]
프로야구 연봉 조정의 역사가 또 한번 바뀌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연봉조정위원회를 열어 KT 투수 주권(26)의 연봉을 선수가 주장한 2억5000만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지난해까지 97명이 신청하고 20차례 조정위원회가 열린 끝에 2002년 LG 류지현이 단 한 번 승리했던 연봉조정신청에서 주권은 19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구단을 상대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 선수로 기록됐다.
지난해 KBO리그 홀드왕을 차지하며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주권은 KT와 연봉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하고 연봉조정신청을 했다. 구단은 지난해 연봉 1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인상하려 했고 주권은 2억5000만원을 받겠다고 주장했다.
선수가 구단을 상대로 근거 자료를 통해 논리를 펼쳐야 하는 연봉조정신청은 그간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권은 2012년 LG 이대형 이후 단 한 명도 없었던 조정신청을 하면서 권리를 행사해 주목받았고, 조정위원회는 19년 만에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연봉조정위원회는 구단 재정 상황을 고려 기준에서 제외하고 양측 당사자들이 직접 참석해 이미 제출한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직접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 열리는 조정이기도 했지만 선수 역시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했다. 이날 조정위원회에는 KT 구단 측 실무자들과 함께 신청 당사자인 주권도 직접 참석했다.
KT는 주권이 기존에 1억원대의 고액 연봉 선수이기에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논리와 팀 내 다른 투수들과의 공정성 등을 감안했다는 점 등을 고과 시스템을 근거로 설명했고, 주권은 KT가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시즌에 홀드왕 타이틀을 따냈다는 점, 위기 상황에 출전이 많았던 점 등을 2억5000만원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번 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연봉조정신청 제도를 활용하는 선수들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불펜 투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책정되는 대부분의 구단 연봉 고과 시스템에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정위원회는 IOC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재판원인 주정대 법무법인 인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이재경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겸 변호사, 은현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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