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귀한 몸' 반도체 설비 투자 늘리나
[경향신문]
코로나로 TV·컴퓨터 등 수요 폭증…차량용 공급 부족 ‘연쇄 작용’
반도체 전 분야 ‘활황’ 전망에 삼성 투자액 사상 첫 30조원 넘길 듯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올해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와 매출이 크게 늘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멈추자 해당 국가 정부가 반도체 물량 확보에 직접 나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역대 최대인 30조원 이상을 반도체 설비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일본, 독일 정부는 최근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독일의 경우 아우디가 반도체 부족으로 직원들을 단기 휴직하게 하는 등 자국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자 반도체 회사가 많은 대만 정부에 직접 도움을 요청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반도체 공급 지연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만 경제부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와 4위인 UMC 등 자국 업체들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 확대를 서두르라고 촉구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코로나19 발생에서 촉발된 연쇄 작용이란 분석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최첨단 반도체가 필요한 분야가 점점 많아지는데,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집콕’ 생활이 반도체 수요를 크게 늘렸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 반도체가 들어간 가전 제품 판매가 폭증하고 재택 근무, 온라인 수업을 위한 데이터 저장 서버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도 급증세다.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위탁생산은 늘어나는데,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기업인 SMIC를 제재하면서 반도체 부족은 더 심해졌다.
이로 인해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일부 전자 업체도 TV와 스마트폰 생산 일정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컴퓨터와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모두 업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8.4% 증가한 4694억달러(약 510조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올해 몇년마다 한 번씩 수요가 높아지고 가격이 오르는 ‘슈퍼 사이클’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WSTS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3.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압도적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올해 시장 수요증가에 대응해 투자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또 세계 2위인 파운드리에서도 1위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삼성전자가 최대 170억달러(약 18조8000억원) 규모로 미국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최첨단 공장이 생기면 인텔 등 미국 업체들이 반도체 위탁 생산을 삼성전자에 안정적으로 맡길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수감이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으로 첫 수감됐던 2017년에도 ‘슈퍼 사이클’을 타고 반도체에서 역대 최대인 29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에서 사상 처음으로 투자액 30조원, 매출 25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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