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여년 전통 '도배식'도 멈췄다
[경향신문]

매년 설 이튿날 강원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 마을에선 도포와 두루마기 등 전통 의복을 갖춘 수백명이 몰려다니며 촌장과 마을 어르신들께 합동으로 세배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이 마을 주민들이 440여년간 이어오고 있는 설 풍습인 ‘도배식(都拜式·사진)’이다. 하지만 올해 설 명절엔 이 같은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강릉시는 “최근 위촌리 주민들이 회의를 열고 오는 2월13일 마을 전통문화전승관에서 출향 인사와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 최종춘 촌장(95)을 모시고 진행하려던 도배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마을 주민들은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고심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위촌리의 도배식은 조선 중기인 1577년 마을 주민들이 대동계를 조직한 이후 지난해까지 443년간 이어져 왔다.
어른을 공경하고, 마을 공동체의 화합을 다지는 축제와 같은 성격을 지녔던 ‘도배식’은 세월이 지나면서 인근 마을뿐 아니라 도심지역까지 확산됐다.
강릉지역에서 도배식이 열리는 마을은 위촌리를 비롯해 성산면 구산리, 구정면 어단 2리 등 30여곳에 달한다. 위촌리 대동계 총무인 엄명섭씨(76)는 “미풍양속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도배식의 무형문화재 지정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개최하지 못하게 돼 너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대동계 회장과 함께 설 명절에 촌장과 부촌장 등 90세 이상 어르신들을 찾아뵐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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