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율 출렁이는데..'반전 카드' 없는 국민의힘

박용하 기자 2021. 1. 2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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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권발 ‘반사이익’ 소진 분석
중도층 돌아서…부산도 위태
후보 단일화 기싸움 ‘악재’로
‘신공항’ 두고 서로 비방까지
지도부 책임론 등 우려 커져

국민의힘이 출렁이는 당 지지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미애·윤석열 사태’ 등 여권의 패착 속에 1위로 올라섰던 당 지지율이 8주 만에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5일 나오면서다. 4월 보궐선거에서 ‘낙승’이 예상됐던 부산에서도 당 지지율이 빠지는 등 이상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여권발 ‘반사이익’이 소진되고 있음에도 이를 대체할 새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1월 3주차 주간집계 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를 보면, 국민의힘은 28.6%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며 8주 만에 민주당(32.8%)에 1위를 내줬다. 특히 중도층 지지율이 27.1%로 전주보다 7.1%포인트 하락하며 민주당(30.8%)에 재역전됐다.

민주당을 크게 앞서던 부산 민심에도 이상이 감지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8.7%로 민주당(31.3%)보다 낮았다. 국민의힘은 한때 이 지역에서 민주당을 10%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따돌린 바 있다. 국민의힘은 아직 지지율이 우위로 나온 타 기관의 여론조사도 있는 만큼 지지율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선 ‘추·윤 사태’ 등에 따른 반사이익이 소진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경우 그간의 악재가 해소되고 있는 반면 당에서는 반사이익으로 얻은 지지율이 정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여당발 반사이익을 대체할 새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쇄신을 도모하고 과감한 민생 대안을 내세웠으나, 최근 ‘4차 재난지원금’ 등 한층 선명해진 여권 공세에 밀려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에게 당의 변화를 각인시켜야 하는 상황에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기싸움’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경선 구도가 옛 인물들의 대결로 정리되며 중도층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에서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하는데, 우리도 언론도 옛날 사람들만 주목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악재들이 돌출했다. 국민의힘 후보들끼리 비방전이 난무하고, ‘가덕도신공항’ 이슈에서는 당의 입장을 명확히 정하지 못한 채 여권의 강공에 밀리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여당의 신공항 추진이 ‘선거용 대책’이라 비판하지만 당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 예비후보들도 이날 면접을 마친 뒤 신공항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공항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바람을 당에서 수용하지 못한 것이 지지율이 떨어진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출렁이는 지지율에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권의 실수로 지지도 격차가 줄고 간간이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니 이기기라도 한 듯 오만에 빠지고 있다”며 “하늘이 준 기회조차 날려버릴 작정인가”라고 질타했다. 일각에선 “중앙당이 무관심하다” “반김종인 정서가 심각하다” 등 지도부 책임론도 거론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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