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한방에 7~20명 생활..대전 IEM국제학교 어떤곳?

조형국·윤희일·강현석 기자 2021. 1. 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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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IEM국제학교 132명 대규모 확진

[경향신문]

버스 탑승하는 확진자들 지난 24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7명 발생한 대전시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에서 25일 확진자들이 건물에서 나와 버스와 구급차를 타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식당 테이블 칸막이 없고
샤워·화장실 등 공동 사용
첫 의심 증상 열흘간 방치
다른 학생들과 함께 수업
광주 교회시설도 27명 감염
IM선교회 시설 전수조사

‘3밀(밀집·밀폐·밀접)’ 조건과 해당 기관의 안이한 대응이 맞물린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또다시 발생했다. 대전의 한 교회단체 소속 비인가 교육시설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전형적인 ‘3밀’ 조건에서 발생했다. 시설 측은 첫 증상자 발생 후 열흘 넘게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 집단감염을 키웠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5일 긴급브리핑에서 “밀집·밀폐·밀접 등 3밀 조건 속에서 많은 분들이 집단생활한 것이 최악의 사태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대전시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학생 120명이 대전 중구 대흥동 IEM국제학교 기숙사 3~5층에 입소했다. 시설 측은 기숙사 1실당 학생을 적게는 7명, 많게는 20명까지 배정했다. 지하식당 테이블에는 좌석별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았고, 일부 층에서는 샤워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동사용했다. 학생들은 개인공간이 구분되지 않은 숙소에서 이불을 깔고 집단 취침했다. 수면 시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설 측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나타났을 때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경남 출신 학생 1명이 기침·가래 등 증상을 보였고, 이후 6명이 의심 증상을 보였으나 검사·병원 치료는 없었다. 시설 측은 유증상 학생들의 숙소만 분리했고, 수업은 열흘 넘게 다른 학생들과 함께 진행했다. 지난 주말 귀가한 두 명의 학생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이날까지 132명이 감염된 사실은 더 늦게 파악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 집으로 간 학생 2명이 지난 24일 확진되기 전까지 학교 측이 취한 선제 방역조치는 없었다”고 했다.

대전 IEM국제학교처럼 IM선교회가 운영하는 광주 TCS에이스국제학교에서도 이날까지 모두 2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두 학교에서 발생한 확진자 간 연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3밀 환경’은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학생 12명과 교사 3명 등 15명이 합숙 생활을 해 왔다. 이들은 건물 1층 국제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같은 건물 3층 숙소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가정집 형태의 숙소에서 교사와 학생들은 3∼4명이 함께 자며 식당·화장실을 공동사용해 왔다. 건물 2층 교회 신도 등 10명도 확진됐다. 일부 확진자는 어린이집 교사인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을 상대로 긴급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도 ‘3밀 환경’은 신천지 교회나 BTJ열방센터 등 집단감염의 토양이 됐다. 비인가 교육시설은 학교도, 학원도 아니어서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비인가 교육시설을 300여개로 추정하고 있다”며 “중대본을 중심으로 교육부, 문체부, 행안부, 지자체가 합동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사각지대는 불가피해 방역당국이 사례 중심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IEM국제학교 집단감염의 경우) 방역 불응이나 지역사회 감염 등으로 통제가 어려운 케이스가 아닌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국의 여러 시설 관계자 등이 한곳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등의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학교 측은 지난해 12월29일 학생 등 20여명을 대상으로 입시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지역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IM선교회가 운영하는 경기 용인 등 전국 23개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조형국·윤희일·강현석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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