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차차∼ 가수들 애니메이션 주제가 도전

이복진 2021. 1. 2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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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홍보위해 적극 러브콜
'노블레스' 오프닝송은 김재중
엔딩송은 오마이걸이
3개국 버전으로 공개
'신비아파트' 캐릭터 '신비'와
여자친구 '신비' '신비송' 화제
모모랜드, 뽀로로와 협업해
'바나나차차' '티키타카' 사랑받아
애니메이션 ‘노블레스’ 오프닝송 ‘브레이킹 던’ 을 부른 가수 김재중(오른쪽)과 엔딩송 ‘에뚜왈’을 부른 걸그룹 오마이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애니메이션에서 사용하는 노래는 해당 애니메이션에 출연하는 성우들이 많이 불렀다. 애니메이션을 위한 노래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성우들의 목소리를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돌 가수 등 전문 가수들까지 애니메이션 노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오프닝송, 엔딩송 등을 부르는 것에 이어,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협업해 별도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애니메이션 질이 높아지고 영향력이 향상돼 가수들이 관심을 가지고, 제작사는 애니메이션 홍보를 위해 가수들에게 가창을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46억뷰 글로벌 인기 웹툰 ‘노블레스’는 지난해 10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전 세계에 공개됐다. 국내에는 네이버 시리즈온을 통해 방영됐으며, 미국 전역과 남미, 유럽 지역에서는 크런치롤(Crunchyroll)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방영됐다. 일본에서는 TOKYO MX, BS11 등을 통해 시청자를 만났다.

애니메이션 노블레스는 아이돌 가수들이 OST를 직접 불러 화제를 모았다. 오프닝송 ‘브레이킹 던(BREAKING DAWN)’은 가수 김재중이 가창을 맡았으며, 일본 록 밴드 라르크 앙 씨엘(L’Arc-en-Ciel)의 하이도(HYDE)가 프로듀싱으로 참여했다. 노래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3개 버전으로 제작됐다. 제작사 측은 “김재중이 한국과 일본, 미국 쪽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가수이기 때문에 3개 언어로 노래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엔딩송 ‘에뚜왈(Etoile)’은 걸그룹 오마이걸(OH MY GIRL)이 불렀다. 몽환적인 분위기 발라드곡으로, 서정적이면서 감각적인 멜로디 라인에 오마이걸의 목소리가 더해져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진한 울림을 준다. 지난해 11월에는 걸그룹 여자친구(GFRIEND) 멤버 신비가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시리즈 주인공인 도깨비 신비와 함께 부른 노래를 공개했다. ‘신비송 (ㅅㅂㅅ)’으로 두 ‘신비’가 팬들에게 들려주고픈 따뜻한 메시지를 담았다. CJ ENM 애니메이션사업부 관계자는 “이름이 같은 신비아파트 캐릭터 신비와 걸그룹 여자친구 멤버 신비가 코로나 시대에 우울해진 어린이 팬들을 위한 따뜻한 메시지를 담아 부른 노래”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협업 결과는 즉각 나타났다. 신비송 (ㅅㅂㅅ) 유튜브 조회수는 440만을, 틱톡 ‘#신비송챌린지’ 조회수는 170만을 넘었다. 특히 여자친구를 비롯해 K팝에 대한 해외 팬들의 관심이 신비송 (ㅅㅂㅅ)으로 이어졌다. 해외 팬들에게 신비아파트와 캐릭터 신비를 알릴 수 있었다. 이러한 인기 결과 CJ ENM은 한 달 뒤에 신비송 (ㅅㅂㅅ)과 더불어 ‘신비송 깹이 버전’과 ‘영어 버전’, ‘신비송 합창단’ 등이 추가된 ‘신비송 (ㅅㅂㅅ): 자존감 프로젝트’ 앨범을 선보였다.

걸그룹 모모랜드도 일찍이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노래를 함께 불러 많은 인기를 얻었다. 모모랜드는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주인공 아기펭귄 뽀로로와 2019년 4월 ‘바나나차차’를 공개했다. 해당 노래는 유튜브에서 1년이 안 돼 1억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많은 인기를 얻었다. 모모랜드와 뽀로로는 지난해 5월에는 두 번째 노래 ‘티키타카’를 발표, 이 역시 어린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신비아파트’ 도깨비 캐릭터 신비와 노래를 함께 부른 걸그룹 여자친구 멤버 신비(위 사진) ‘뽀롱뽀롱 뽀로로’ 아기펭귄 캐릭터 뽀로로와 함께 노래를 부른 걸그룹 모모랜드.
가수들의 가창 참여는 해당 애니메이션을 더욱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니메이션 몰입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성우는 “기존 인지도 때문에 아이돌 가수를 활용하는 게 애니메이션 홍보에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며 “반면 전문 성우들은 극의 흐름과 캐릭터 특징, 성격 등을 잘 알고 있어서 그들이 부른 노래는 애니메이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우는 “애니메이션에 출연해 친숙하고 익숙한 목소리가 부르는 노래는 그 자체만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며 “그래서 어른이 되어도 해당 애니메이션 노래를 기억하고, 노래를 부른 성우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용신 신드롬’을 언급했다. 성우 이용신은 2004년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된 애니메이션 ‘달빛천사’에서 주인공 루나(풀문)를 맡아 목소리 연기를 하고 가창을 맡았다. 15년이 지난 2019년 5월 이화여대 축제에서 이용신은 달빛천사 노래를 다시 불렀고, 당시 모습이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용신 신드롬’을 일으켰다. 신드롬은 콘서트 개최와 앨범 발매로까지 이어졌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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