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상고 포기, 내년 7월까지 '영어'의 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논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재상고를 포기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같은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이 부회장의 2년6개월 징역형이 확정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353일간 복역한 바 있기 때문에, 가석방이나 특별사면이 없는 한 내년 7월까지 영어(囹圄)의 몸이 된다. 이 기간 동안 재계 1위 삼성은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등 위기와 기회의 파고 속에서 선장없이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태평양 이인재 변호사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상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특검팀도 재상고를 포기했다.

앞서 지난 18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했고, 이날까지 재상고 여부를 답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이미 대법원에서 유무죄에 대한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실익이 적다고 판단하고 재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 역시 유죄를 입증한 만큼 변호인단과 마찬가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에 대한 형이 확정되면서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비상경영체제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그룹 해체 이후 계열사별로 자율경영을 해온 만큼 일상적인 업무는 사장이 결정하고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제한된 보고만으로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 결정을 적기에 내릴 수 있을 지를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여기에 아버지인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 정리와 상속세 재원 마련이라는 난제도 수감생활 중에 해결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형기를 다 마치더라도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법 리스크'는 이어진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가법)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5년 간 등기이사 복귀도 불가능하다. 박정일기자 comja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