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신고하고도..'화재 사각' 장애인 숨져
[KBS 부산]
[앵커]
부산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홀로 살던 40대 장애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습니다.
직접 119에 신고까지 했지만, 미처 몸을 피하지 못했는데요,
진입로가 좁아 소방차가 접근하지 못한 데다, 화재 취약계층을 도울 응급 안전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주택 2층.
집안 곳곳이 검게 그을렸고, 가재도구도 새까맣게 불에 탔습니다.
오늘 새벽 0시 반쯤, 이 주택에서 난 불로 홀로 살던 4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지적 장애가 있던 남성은 직접 119에 화재 신고를 했지만, 미처 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불을) 피하고 가버리면 아무 이상 없을 건데 당황해서 불 끄다가 그런 모양이지요. 끄다가 연기에 질식되고…."]
6분 만에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신고자와 의사소통이 안 돼 불 난 곳을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응급 안전알림 서비스를 통해 위급 상황 때 소방서에서 신고 위치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숨진 장애인은 지원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조한진/대구대 일반대학원 장애학과 교수 : "지하에 있는지 2층 이상에 있는지 계단으로 되어있는지 주거상황이나 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거지 물적 지원의 부분이건 인적 지원 부분이든 뭐 하나라도 되어있었으면 이런 불행한 상황이 안 났을 건데…."]
좁은 진입로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150m 떨어진 곳에 소방차를 세워두고 호스를 연결해 불을 꺼야 했습니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이런 좁은 골목길도 화재 진압을 어렵게 합니다.
여기에 불법 주정차까지 되어있다면 소방관들은 장비를 직접 들고 화재 현장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은 부산에서만 128곳으로 대부분 소방 설비가 열악한 노후 주택가입니다.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의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안전 대책은 여전히 미흡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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