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라이프 1년.. ICT·스타트업 '세마리 토끼' 다 잡았다

안경애 2021. 1. 2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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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투자·인수합병 생태계 주도
코로나 장기화 속 ICT 분야 창업 늘어
비대면 스타트업 투자 22% 증가
구글 등 거대 IT사도 인수 나서
원격 진료·교육·배송·금융 주목
언택트 소비 57%까지 늘어날 전망
이러닝 및 에듀테크 시장 전망 <출처:2020 국가정보화백서, 경기연구원>
세계 비대면의료 시장규모 전망 <출처:2020 국가정보화백서, 경기연구원>
언택트 소비비중 및 서비스 이용경험 변화 <출처:2020 국가정보화백서, 경기연구원>
주요 비대면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 사례 <출처:2020 국가정보화백서>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산업활동 위축에도 불구하고 ICT 분야 벤처·스타트업들은 언택트 기술과 플랫폼 수요 증가에 힘입어 활발한 창업과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의 특성상 물리적 공간이나 시설투자가 없어도 되고, 1인 창업과 글로벌 협업의 문턱도 낮아, 코로나 시대에도 창업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온라인 산업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 충격, ICT 벤처·스타트업에 기회가 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간해 최근 공개한 '2020 국가정보화백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벤처·스타트업 투자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면서, 지난해 ICT·언택트 기술기업들이 창업·투자·M&A(인수합병) 생태계를 주도했다.

국내 ICT 분야 누적 창업기업은 2017년 2만3969개에서 2019년 3만336개로 증가했으며, 코로나 상황에도 꾸준한 창업활동이 이어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ICT 분야 벤처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과 고용인력 규모 또한 연평균 24.8%, 18.4% 성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축된 스타트업 투자 분위기 속에서도 작년 1분기 비대면 분야 스타트업은 3613억원을 투자받으며 전년 동기 대비 21.7%나 증가했다. 특히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비대면 관련 스타트업이었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 비대면 분야 투자비중은 46.6%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p 높아지며 절반에 육박했다. 전체 투자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비대면 분야에 투자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 받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

언택트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M&A도 다른 어떤 산업보다 활발하다. 2019년 10월 나스닥 상장사인 코그넥스(Cognex)가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수아랩을 우리나라 기술분야 스타트업 역대 최고가인 약 2300억원에 인수하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에 무려 4조7500억원에 매각되는 등 글로벌 기업과의 인수합병 사례도 늘고 있다.

백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했고, 경기불황으로 공유경제 스타트업들이 급성장했다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진 현 상황이 ICT 스타트업들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는 세계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진 12개 분야 중 △빛의 속도로 AI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광학칩 △AI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AI 투명성 △AI 기반 단백질 구조예측 △의료연구를 위한 유전자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는 양자 암호기술 등 ICT 분야를 포함시켰다.

◇기술기업·전통기업 모두 비대면 기술로 승부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언택트 시대를 돌파할 신기술, 신서비스가 큰 주목을 받았다. 비대면 기술과 서비스가 세계 경제의 지형도를 바꾸면서, 구글·애플 등 거대 IT 기술기업들이 비대면 기술 스타트업들을 인수하고 나섰다. 특히 금융·운수·유통 등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도 비대면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면서 ICT 스타트업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원격진료로, 국내외를 불문하고 스타트업들이 속속 생겨나 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메디히어, 굿닥, 비브로스 등이 화상진료, 채팅상담 등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해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

원격교육 분야도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AI, AR·VR(증강현실·가상현실), 사물인터넷 기술들을 활용한 에듀테크 산업은 전통적인 교육시장 뿐만 아니라 성인취미, 재교육 분야 등에도 확산 중이다. 스타트업인 매스프레소는 모르는 수학 문제의 사진을 찍어서 검색하면 사진 속 글을 인식하는 AI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검색을 지원하는 '콴다'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베트남, 태국 등 전 세계 50여 개국의 학생들이 이용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클래스101은 강의는 사이버 상에서 제공하면서, 공부를 위해 필요한 각종 용품은 오프라인으로 배송하는 O2O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배송 시장에서도 로봇, 드론 등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활약하고 있다. 기업용 식대관리 솔루션 기업 밴디스는 로봇 기업 로보티즈의 로봇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식사를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대면 수요 증가로 세탁(런드리고, 세탁특공대), 책공유(우리집은 도서관) 등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스타트업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산업은 의료·교육

백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 비중이 코로나 이전보다 1.6배 늘어날 전망이다. 언택트 서비스 이용경험은 금융, 구매 분야가 가장 높고, 향후 중점 육성분야는 1순위 원격의료, 2순위 원격근무로 꼽혔다. 코로나 이전에 언택트 소비 비중이 35%였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57%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택트 이용 경험은 금융, 구매가 각각 26.9%, 25%로 가장 높고, 이어 원격학습, 원격근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대면의료는 미국, 중국, 일본이 이미 합법화해 허용하고 있다. 세계 비대면의료 시장규모는 올해 41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고, 코로나로 인해 성장폭이 커질 전망이다. AI,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을 접목한 에듀테크 세계 시장도 연평균 12.3% 성장해 2025년에는 342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백서는 "공유경제에 쏠렸던 관심이 비대면 서비스 분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대면 산업의 확산은 국내 기업의 한계로 지적됐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어려움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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