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한다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5일 “SK텔레콤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SK 야구단 모기업인 SK텔레콤도 이런 내용을 확인하며 SK 야구단 매각 협상 중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양사는 매각 대금 규모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 모기업은 이마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전부터 야구단에 관심을 보여왔다. 서울 히어로즈 구단을 비롯해 여러 차례 야구단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스포츠 애호가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야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스포츠팀은 따로 없고, 여자 축구를 후원하고 있다. 과거 여자프로농구단을 운영한 바 있고 지난해 기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지분 14.5%를 보유 중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야구단 인수로 기업 이미지 홍보 제고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하면, 롯데그룹의 롯데 자이언츠와 유통 공룡끼리의 라이벌 구도가 새로 형성될 전망이다.

SK 와이번스는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2000년 인천을 연고로 창단했다. 창단 4년 만인 2003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주창하며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등 신흥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야신’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2007년 첫 우승에 이어 2008년과 2010년에도 챔피언에 오르며 ‘왕조’를 구축했다. 2018년엔 외국인 지도자인 트레이 힐만 감독의 지위 아래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 9위로 추락한 뒤 SK 전성시대를 이끈 주축 멤버들로 야구단 최고위층을 새로 꾸리고 감독도 교체하며 2021시즌 왕조 부활을 향해 시동을 걸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2월1일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 매각이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 구단 관계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SK 구단 관계자는 “관련 보도가 나올 때까지 구단 내부에선 아무도 인지하지 못했다”며 “많은 직원이 해당 보도를 접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SK 김원형 감독도 “어떤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들은 게 없다”며 “구단에서도 이렇다 할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