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왕' 주권의 연봉은 2억5000만원..KBO 연봉조정 역사 바뀌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1. 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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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T 주권. 연합뉴스


프로야구 연봉조정 역사가 바뀌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연봉 조정위원회를 열어 KT 투수 주권(26) 연봉을 선수가 주장한 2억5000만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지난해까지 97명이 신청하고 20차례 조정위원회가 열린 끝에 2002년 LG 류지현이 단 한 번 승리했던 연봉조정신청에서 주권은 19년 만에 역대 두번째로 구단을 상대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 선수로 기록됐다.

지난해 KBO리그 홀드왕을 차지하며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주권은 KT와 연봉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하고 연봉조정신청을 했다. 구단은 지난해 연봉 1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인상하려 했고 주권은 2억5000만원을 받겠다고 주장했다.

선수가 구단을 상대로 근거자료를 통해 논리를 펼쳐야 하는 연봉조정신청은 그동안의 확률을 통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권은 2012년 LG 이대형 이후 단 한 명도 없었던 조정신청을 하면서 권리를 행사해 주목받았고, 조정위원회는 19년 만에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2011년 롯데 이대호 이후 10년 만에 열린 조정위원회의 결정이 의미있는 것은 앞으로 선수들이 연봉 협상에서 정당한 근거를 가졌다고 자신하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는 데 있다.

이번 연봉조정위원회는 구단 재정 상황을 고려 기준에서 제외하고 양측 당사자들이 직접 참석해 이미 제출한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직접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 열리는 조정이기도 했지만 선수 역시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했다. 이날 조정위원회에는 KT 구단측 실무자들과 함께 신청 당사자인 주권도 직접 참석했다. KT는 주권이 기존에 1억원대의 고액 연봉 선수이기에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논리와 팀내 다른 투수들과 공정성 등을 감안했다는 점 등을 고과 시스템을 근거로 설명했고, 주권은 KT가 창단 이후 최고 성적을 낸 시즌에 홀드왕 타이틀을 따냈다는 점, 위기 상황에 출전이 많았던 점 등을 2억5000만원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번 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연봉 조정 신청 제도를 활용하는 선수들이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더불어 불펜 투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책정되는 대부분 구단 연봉 고과 시스템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정위원회는 IOC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재판원인 법무법인 인의 주정대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변호사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재경 교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은현호 변호사,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10년 만의 조정위원회에 시선이 쏟아지자 KBO는 하루 전인 24일 “직전 시즌 선수의 공헌도와 이에 대한 기간 및 지속성, 선수의 성적에 의거한 공식 수상 경력과 최근 소속 구단의 성적, 그리고 선수의 과거 연봉 및 동급 연차 선수들의 연봉 수준 등을 상대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도록 했다. 조정에 있어서 구단, 선수의 재정 상황 등은 판단의 근거로 삼지 않기로 했다”고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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