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없다" 판단.. '18개월 총수 공백' 삼성, 준법위 강화할 듯 [삼성 리더십 위기 장기화되나]
판결 뒤집기보다 특사 등 기대
준법위 실효성 논란 극복 중요
25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이 재상고심 재판을 받기 위해선 이날까지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해야 하지만 이를 포기했다. 변호인 측은 "이 부회장은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상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검도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에서 선고한 승마·영재센터 지원 뇌물사건 판결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 재상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징역 5~9년이 구형된 피고인 이재용 등에 각 징역 2년6개월 등이 선고된 것은 인정된 범죄사실과 양형기준에 비춰 가볍지만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위법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그 밖에 다른 적법한 상고이유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8개월 복역 시 가석방요건 충족
양측이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이 부회장의 형량은 26일 0시부터 시작된다. 형이 확정되면서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구속돼 2심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복역한 353일을 뺀 나머지 약 1년6개월을 더 복역해야 한다.
이 부회장의 재상고 포기 배경에 대해 법조계는 감형 등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상고심에서 이 부회장의 사건이 다시 파기되려면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이미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선고된 파기환송심이 재상고심에서 다시 파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이 부회장 측은 징역 2년6개월의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는 이유로 재상고가 불가능했다. 형사소송법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대법원에서 다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부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한 배경에는 형이 확정된 상태에서 가석방이나 특별사면을 기대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8개월가량만 더 복역하면 가석방 요건인 형량의 3분의 2를 넘기게 된다. 기업인에 대한 사면은 과거에도 사례가 있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5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뒤 재상고했다가 이듬해 재상고 포기로 형이 확정된 직후 특별사면을 받았다.
■준법위 활동·복귀 절차 등 관심
이 부회장의 재상고 포기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최종선고 이후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간 데 이어 수감된 이후 첫 메시지에서도 개인신상이나 회사 경영에 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직 준법감시위 활동을 이상 없이 이어갈 것을 당부하는 등 재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 내부에선 이번 재상고 포기와 관련, 사면이나 가석방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최종선고가 이제 막 확정된 데다 결정권을 쥔 쪽에선 아무런 얘기가 없는데, 마치 삼성 쪽에서 먼저 사면을 거론하며 여론을 조성하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향후 삼성 준법위 활동에 이목이 더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준법위 활동의 실효성 부족이 지목됐기 때문이다.
준법위 활동 내용이 공식적으로 사면이나 가석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이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선 명분 확보와 여론 형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준법위가 지난번 최종선고에서 지적받은 실효성 논란을 극복하고 삼성을 확실히 변화시켰다는 실적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한편 이 부회장이 형 집행이 끝난 뒤 삼성전자로 복귀하는 절차는 간단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횡령 배임 등으로 유죄를 받은 기업인은 재취업을 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그간 비등기 이사에 무보수로 삼성전자에서 일했기 때문에 취업제한규정과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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