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한겨레 2021. 1. 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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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학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초등 입학 준비하기

초등 입학 전 아이에게 해줄 것들
마스크 올바른 착용 방법은 기본
화장실 '뒤처리' 습관 잡아주고
의자 앉아 있는 연습해보면 좋아
'줌 수업' 진행 방식 알아보고
3월 중순 학부모총회 꼭 참여해야
3차 등교 개학을 한 지난해 6월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책상을 닦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제 1학년이 되는 거잖아요. 학교에서 ‘무엇이든 잘하는 것’보다는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슬기 교사(안양 안일초)의 말이다. 초등 1학년들의 교실살이에서 중요한 건 건강한 생활, 친구들과의 관계 등 ‘잘 지내는 것’이 핵심이라는 이야기겠다. 이 시국에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보호자들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와닿는 말이 있을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모도 함께 1학년이 된다. ‘자녀가 몇 학년인지에 따라 부모의 계급도 달라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아이의 공식적인 사회생활이 시작된다. 코로나19로 어지러운 이때, 초등 입학 전 보호자들이 알아두면 좋을 것들을 베테랑 선생님인 이 교사, 김형욱 교사(양주 덕계초)와 함께 정리해봤다.

마스크 쓰고 어떻게 생활하죠?

교실을 비롯한 학교 모든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없게 돼 있다. 40분 동안 진행되는 수업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마스크는 종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코에 밀착시켜서 올바르게 마스크 착용하는 법을 가정에서 알려주자.

다행히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들도 이미 보호자와 뉴스 등을 통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어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지난해 초등 1학년을 맡았던 담임교사들이 “마스크 다시 쓰세요”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초1 아이들은 보호자의 생각보다 의젓하다.

사각지대는 학교 화장실과 급식실이다. 1학년들도 4교시를 마친 뒤 점심을 먹고 하교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에, 점심시간에도 밥 먹을 때 빼고는 마스크를 벗지 말아야 한다고 아이에게 일러두자. “화장실에서도 씻을 때 외에는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된다”고 구체적인 상황을 그려 설명하면서 알려주는 게 좋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머리가 아프거나 숨이 가쁜 경우에는 담임선생님에게 손을 들고 이야기하면 된다고 알려줄 필요도 있다. 수업 중에라도 몸이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면 선생님이 아이가 복도에서 혼자 편히 숨 쉬고 올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지난해 5월27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칸막이가 세워진 책상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배변습관 확인하고 여벌 옷 챙겨줘요

초1 학생들이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생활습관 부분이다. 유치원에서는 먹고 입는 등 생활 대부분을 교사들이 챙겨주지만 학교는 다르다. 의외로 가장 기본적인 밥 혼자 먹기, 대소변 가리고 뒤처리하기, 우유갑 따기 등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똑똑하고 대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라도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긴장 탓에 실수할 수 있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는 수업 시간 40분 동안 내내 참다가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일이 생기면 선생님들이 ‘이런 실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상황을 잘 넘어가게 해주지만, 당사자인 아이와 보호자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입학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우리 아이의 배변습관과 뒤처리하는 법을 가정에서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자. 걱정이 많이 되는 보호자들은 책가방에 여벌 옷을 준비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가 유치원에서도 단체생활을 경험해봤지만, 학교와 유치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개인 책상과 의자가 생긴다는 것이다. 유치원에서는 단체 테이블을 사용하는데,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자신만의 책상과 의자라는 ‘사적 공간’이 생긴다. 간혹 수업 시간에 책상 줄을 맞춰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다. 가정에서 일정 시간 의자에 앉아 있어 보는 연습을 통해 초등 입학 전 올바른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코로나19로 설치된 책상 위 칸막이는 움직임이 많은 저학년의 특성을 고려해 고정형으로 바뀌는 추세다. 칸막이가 있는 개인 책상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소하게는 필통은 어디에다 두고 쓸지 등을 보호자와 함께 생각해보는 것도 학교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급식을 처음 경험해보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큰 식판을 들고 스스로 밥을 먹는 연습도 해보는 게 좋다.

온라인 수업 준비는요?

아직 3월에 온라인 개학식을 진행할지, 1년 동안 등교 수업이 어느 정도로 이루어질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이전처럼 ‘100% 등교 수업’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거라는 게 교육 현장의 중론이다.

1학년이라도 ‘줌’(화상 수업 플랫폼) 수업 등 할 건 다 한다. 온라인 수업을 위해서는 휴대폰보다는 태블릿이 낫고, 태블릿보다는 노트북이 학습하기에 적합하다.

다자녀 가정이나 경제사정으로 기기를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학교와 교육청 등에서 학기 초에 기기 지원 신청을 받을 때 신청하면 된다. 노트북 기기 지원 신청 등은 담임교사가 비밀리에 받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알려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학기 초에는 아이에게 온라인 교실에 로그인하는 방법 등 기본적인 노트북 조작법을 알려줘야 한다. 자동 로그인을 설정해두는 등 아이가 온라인 수업 플랫폼에 접속할 때의 단계를 간소화시켜주길 권한다. 아이 입장에서 노트북의 전원을 누르는 순간 등교하게끔 만들어주는 것이다.

화상으로 조례와 종례 등도 진행하기 때문에 3월 한달 동안은 기기 사용에 익숙해지게끔 보호자들이 도와주자. 보통 오전 9시나 9시30분에 화상 수업을 시작하는데, 그때까지 온라인 등교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아이만의 ‘루틴’(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순서와 방법)이 만들어질 수 있다.

담임교사가 줌을 통해 직접 수업할 수도 있고, <교육방송> 온라인 클래스를 들을 수도 있다. 교사가 온라인 클래스 링크를 알려주면 그 유아르엘(URL)을 클릭해 수업을 들으면 되고, 직접 줌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 교사가 “교과서 15쪽을 펴세요” “어떤 과제를 해보세요”라고 이야기하면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게 좋다.

지난해 5월27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1학년 학생들과 첫인사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그림책 통해 읽고 쓰기 확인해요

한글을 아예 모르고 입학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는 알고 학교에 들어가는 게 좋다. 교과서를 읽거나 알림장을 쓰는 정도면 된다. 맞춤법을 완벽하게 익혀 가라는 게 아니고, 글씨를 삐뚤빼뚤 써도 괜찮다. 알림장을 쓰는 등 큰일이 아닌데도 아이가 뒤처짐을 느끼게 되면 학교생활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게 된다.

3월까지 남은 시간 동안 보호자가 아이와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그림책을 읽은 뒤 그 안에서 ‘토끼’ ‘친구’ ‘선생님’ 등 단어를 공책에 몇번씩 써보기만 해도 효과가 좋다. 7살까지 한글을 모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친구들은 다 아는데 너만 모르면 어떡하느냐”는 식으로 겁을 주는 건 역효과만 난다.

읽고 쓰기뿐만 아니라 바르고 고운 말을 쓰도록 지도해야 한다. 아이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는 욕하지 않는 것, 상대방을 존중하며 말하는 것 등이 매우 중요하다. 말하기, 읽기, 쓰기는 아이가 교실살이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존 기술’이다.

임원 시킬까 봐 학부모총회 안 간다고요?

3월 중순에 학부모총회가 열린다고 하면 대다수의 보호자가 “녹색어머니회, 학교운영위원회 등 임원 시킬까 봐 부담스러워 못 가겠어요”라고 답하는데, 안 가면 손해인 것이 학부모총회다.

책으로 치면 머리말과 목차에 해당한다. 책 한권에 담긴 내용과 작가의 생각을 머리말과 목차를 통해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것처럼 학부모총회는 ‘우리 학교는 1년 동안 이렇게 운영됩니다’라는 큰 그림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학교의 교육관과 운영 방식, 1학년은 어떻게 생활하고 공부하는지 교사들이 직접 알려주기 때문에 꼭 참석하는 게 좋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교사들이 지난 ‘코로나 1년’ 동안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방법을 찾아낸 덕분에 지난해처럼 개학이 미뤄지거나 학사일정이 ‘꼬이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할 학부모총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아이가 지낼 학교에 대한 정보와 배우게 될 내용들을 살피고 보호자로서의 마음가짐 등을 다져보도록 하자.

학교 소식 이모저모는 기본적으로 학교 누리집 공지사항에 등록된다. 아이가 입학한 뒤에는 배정받은 반에 따라 ‘클래스팅’ 등 학급 소통방이 따로 마련되므로 학기 초 담임교사의 안내에 따라 등록하거나 가입하면 된다.

공책·색종이 미리 사지 마세요

초등 입학을 앞둔 아이만큼 설레고 떨리는 게 보호자들의 마음이다. 공책도 몇권씩 사주고 색종이 세트, 색연필 세트도 크고 좋은 것으로 준비해주고 싶은 게 당연하다.

연필이나 필통, 책가방, 실내화 등 기본적인 학용품은 준비해야 하지만, 공책과 색종이, 물감, 색연필 등은 초등학교 입학 뒤에 마련하길 권한다. 담임교사가 “우리 반은 어떤 공책을 씁니다. 몇칸짜리 공책, 몇가지 색이 들어 있는 색연필을 준비해주세요”라고 공지한 뒤 일주일 정도 마련할 시간을 준다.

당장 모든 걸 다 갖추고 입학해야 할 것 같지만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땡’ 하고 수업을 하는 게 아니다. 3월 한달 정도는 음악실, 과학실 등 학교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신발장에 실내화 넣는 법 등 기초 생활에 대해 차근차근 배운다. 일종의 적응 활동이다.

입학 날부터 한달 정도는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보호자가 안내장을 꼭 확인해야 한다. 특히 입학 뒤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오는 안내장과 알림장 내용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우유 신청이나 담임교사의 학급운영 방법, 다음날 준비물 등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책가방은 보호자가 일방적으로 챙겨주지 말고, 아이와 안내장 및 알림장 내용을 함께 확인한 뒤 챙기는 습관을 들이자. 책가방을 같이 챙기고 필통을 정리하며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눌 수 있고, 자기 주도적인 생활습관을 들일 수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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