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영상 본 경찰관 보고 안해".. 정말 윗선 몰래 덮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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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담당 경찰관이 확인하고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봐주기 수사' 의혹이 불붙고 있다.
최 직무대리는 "사건 내사 결과 보고서에도 수사관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는 내용은 없었다"며 "이후 서울경찰청과 본청 차원에서 사안을 파악할 때도 A경사 등의 보고와 서류 등 조사 과정을 거쳐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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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지휘라인이 인지했는지가 조사의 핵심
검찰도 수사.. 조직적 개입 맞으면 경찰 치명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담당 경찰관이 확인하고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봐주기 수사' 의혹이 불붙고 있다. 경찰은 "담당 경찰관이 원래 보고하지 않은 내용"이라며 조직적 묵살 의혹에 선을 그었지만, 일선 경찰관이 지휘라인에 보고도 하지 않고 자기 선에서 증거를 덮었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25일 경찰은 "서울경찰청이 이 차관 사건과 관련한 13명 규모의 진상조사단을 꾸려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최승렬 국가수사본부장 직무대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달 언론에 증거가 될 만한 영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는데 일부 사실이 아닌 게 확인돼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엄정한 진상조사를 통해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 경찰관인 A경사가 영상의 존재를 알았음에도 어떤 경위로 "안 본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는지가 진상조사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경찰은 △범행을 입증할 블랙박스 영상이 없어 증거가 불분명하고 △피해자(택시기사)가 이 차관과 합의해 폭행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고 설명해 왔다. 그런데 담당 경찰관이 블랙박스 영상을 무시하고 넘어간 것으로 드러나면서 "증거가 없어 사건을 끝냈다"는 경찰의 기존 판단은 근거를 잃은 셈이다.
경찰은 현재로선 A경사가 해당 영상의 존재를 서초서 수사라인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 직무대리는 "사건 내사 결과 보고서에도 수사관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는 내용은 없었다"며 "이후 서울경찰청과 본청 차원에서 사안을 파악할 때도 A경사 등의 보고와 서류 등 조사 과정을 거쳐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경사가) 허위 보고를 했는지, 단순히 보고가 누락된 것인지 등을 진상조사를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경찰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만약 서초서 지휘라인이나 서울경찰청 또는 경찰청 차원에서 폭행 영상 묵살에 일부라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면 경찰은 조직 전체의 신뢰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넘겨 받은 상황에서, 여론의 질타 역시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경찰의 진상조사만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라 검찰의 조사를 끝까지 지켜 봐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문제의 택시 블랙박스를 수리했던 복구업체 관계자와 경찰관 사이의 통화 및 문자메시지 내역을 확보, 경찰이 언제부터 블랙박스 폭행 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A경사가 자체 판단으로 증거를 누락한 것인지 △이 차관의 청탁이 있었는지 △경찰 지휘라인이 개입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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