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120㎡ '20억 클럽'..꿈쩍않던 일산도 들썩거린다

권한울,김태준 2021. 1. 25. 17: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년간 침체됐던 아파트값
GTX교통호재·풍선효과에 반등
파주 규제 묶으며 일산수요 늘어
요진와이시티 84㎡ 10억 넘어
킨텍스원시티 120㎡ '20억클럽'
"임대차법이 전세가 올려 영향"
최근 아파트 매수세가 몰리는 일산서구 전경. [매경DB]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약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경기도 일산 집값마저 꿈틀대고 있다. 경기도 고양 일산동구 백석동의 '일산요진와이시티' 전용면적 84㎡는 두 달 전 처음 10억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달 말 10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고양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원시티 3블록' 전용 120㎡는 지난달 20억원에 매매 거래되며 '20억 클럽'에 가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경기도 파주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인접 지역인 일산에 '풍선효과'가 생긴 데다 한동안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산에 매수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GTX(광역급행철도) 등 교통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31% 오르며 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후 8년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최근 일산 아파트값이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일산 동구와 서구가 속한 경기도 고양시의 주간 아파트 상승률은 새해 첫주 1.10%를 기록한 데 이어 둘째주 0.88%, 셋째주 0.95% 상승하며 매주 1% 내외로 상승 중이다. 지난해 1월 초부터 셋째주까지 상승률 누계가 0.21%에 그쳤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에 2.96%나 상승하며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값은 2017년 1.40% 상승한 이후 하락 전환해 2018년에 0.29% 내렸고, 2019년에는 2.34% 하락했다. 부동산 침체기를 겪던 일산 집값이 꿈틀대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작년 7월 말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하자 전셋값이 급등하며 매매값을 밀어올린 데다 전세난에 지친 젊은이들이 아파트를 사들이며 집값이 들썩였다.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값은 13.05% 상승했는데 그중 하반기에만 9.44% 올랐다.

풍선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작년 11월 경기도 김포시에 이어 지난달 파주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일산이 인근 지역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인식 때문에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 수요까지 유입됐다"며 "GTX 등 교통 호재에 더해 서울과 인접한 지역이어서 주변 지역과 '키 맞추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당분간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매물 대비 수도권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역대 최고로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1일보다 1.9포인트 상승한 117.2로 2012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전국(114.7) 단위 역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매매수급지수는 수급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아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는 의미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간간이 신고가로 거래되고 이게 바로 시세가 되고 있다"며 "임대차2법으로 수급이 많이 꼬였는데, 양도세 인하 등으로 당장 매물이 출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시장 불안이 매매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전셋값이 매매값을 밀어올리면서 시세차익을 예상한 다주택자들이 세부담에도 불구하고 매물을 내놓지 않는 것이다. 세입자들은 세입자대로 비싼 전·월셋값을 받아들이거나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곳보다 하급지를 매매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세금은 가격에 전가되므로 향후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없으면 매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한울 기자 / 김태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