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1억6000만명 늘어난 中핀둬둬, 비결은 '선 넘는 쇼핑'

이윤재 2021. 1. 2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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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금융·헬스케어·모빌리티
亞신흥국 낙후된 全분야 도약
韓 등 선진국가는 혁신 주도해
바이두·카카오·할로닥 등
코로나에도 성장한 기술기업들
산업 경계 허물며 빠르게 진화
韓기업, 역내연결자 역할 기회
중국 알리바바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 MK 인더스트리 리뷰 ◆

중국 핑안굿닥터의 1분 무인 진료소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는 공동구매, 게임화 등 '재미있는 소비'를 통한 소셜커머스 모델로, 월간 사용자 수가 2020년 3분기 약 6억4000만명으로 9개월만에 33% 증가했고, 주가는 세 배 이상 뛰었다. 창업자인 황정은 알리바바의 마윈보다 더 큰 부를 쌓아 화제가 됐다. 인도네시아의 원격의료 서비스 업체인 '할로닥'은 2만 여명의 의사, 4000여개의 약국과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앱 다운로드 수는 3배나 늘었다. 인도의 IT 서비스 기업 TCS는 코로나19로 원격 근무를 적극 도입한 후, '25x25' 전략을 선언했다. 2025년까지 45만명 직원 중 25%만 사무실로 출근시키겠다는 목표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아시아의 기술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도약했다. 지난 10년간 아시아는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에 있었다. 전 세계 연간 매출 100만달러 이상 3천여개 기술 기업 매출 중 아시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상승했고, 지난 10년간 전세계 성장의 52%를 차지했다. 전 세계 유니콘, 스타트업 투자, R&D 투자, 특허 출원에서 아시아가 전세계 성장 중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6%, 43%, 51%, 87%에 달했다.

향후 10년동안 아시아는 이같은 모멘텀을 지속, 세가지 유형에서 도약적인 기술 혁신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①유통, 금융, 헬스케어 등 소비자 대면업 기술 도약

혁신은 '불편함'의 해소에서 비롯된다. 아시아의 낙후된 오프라인 유통 구조, 높은 금융 서비스 문턱, 낮은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
중국 핑안굿닥터의 1분 무인 진료소
서, 유통, 금융,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등 소비자들을 둘러싼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도약이 예상된다.

유통 분야에서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소셜 커머스가 주목된다. 중국의 경우,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의 사용 시간 중 64%가 소셜 미디어 및 컨텐츠 앱에 집중돼 있고, 소셜 커머스 시장은 과거 2년 사이 6.5배 성장했다. 온라인 판매와 게임쇼, 유명인 출연, 음악 공연을 접목한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이벤트는 판매 급증에 기여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커뮤니티 등을 활용한 틱톡, 샤오훙수, 스후이탄 등의 업체들이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도의 소셜커머스 업체 미쇼는 소셜 채널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200만 명의 소셜 판매원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이 중 약 80%가 여성으로 사회 공헌 효과도 함께 노린다.

헬스케어 분야는 코로나19 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2000명의 사내 의료진을 바탕으로 실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의 핑안굿닥터는 작년 상반기에만 유료 사용자가 30% 넘게 증가했다. 인도 최대 병원 체인인 아폴로는 디지털 플랫폼인 아폴로24/7을 통해 440개 인도 도시 내 1500만 명의 이용자에게 원격 의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디지털 뱅킹과 모바일 지갑은 기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적이었던 그룹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의 모비퀵은 단순 결제 앱에서 3분 대출, 디지털 신용카드, 투자 상품 판매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모비퀵 대출액은 최근 1년간 4배 가량 (지난해 6월 기준) 급증했다.

아시아의 기술 기업은 '슈퍼앱'으로 변모하며 수평적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을 비롯, 모빌리티 영역에서 사업을 시작한 동남아의 그랩과 인도의 통신사 지오는 금융, 여행, 음식,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로 등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한마디로, 산업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기업들에게 축적된 데이터로 네트워크 효과(제품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효용이 커지는 효과)를 누리며, 플랫폼 경제를 구축할 기회를 주고 있다.

B2C 영역에서 이미 앞서고 있는 중국에서는 B2B 플랫폼의 디지털화도 빠르게 진행중이다. 알리바바의 LST는 구매, 물류, 마케팅, 재고, 결제 단말기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정보를 공급망에 참여한 제조사와 판매상에 제공,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 성과 관리 및 고객 행동에 대한 분석을 가능케 했다.

②통신, 모빌리티 등 제조업 제2 도약의 기회

중국 바이두의 자율주행 미니버스
아시아의 제조 생태계는 이미 탄탄하다. 예컨대, 아시아는 전세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의 90% 이상, 전기차 배터리 제조의 76%를 차지한다. 전세계적으로 리쇼어링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지만, 아시아는 오히려 글로벌 공급망 역할을 늘렸다. 전세계 핸드폰 수출 중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81%에서 2018년 88%로 늘었다. 생산 기지는 한국에서 베트남으로의 이전 등 주로 역내에서 이루어졌다.

반도체 디자인, 소프트웨어 운영 체제 등 이미 확립된 핵심 기술 영역에서는 서구 선진국에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차세대 통신,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영역 등의 새로운 분야에서 아시아는 제조업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통신의 경우, 아시아는 5G 통신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고, R&D에 투자하고 있다. 특허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5대 기업 중 4곳이 아시아 기업이다. 전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산업의 리더가 아시아 기업인 까닭에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 언더스크린 카메라 등의 혁신이 중국의 로욜, 한국의 삼성, LG 제품에 먼저 등장했다. 모빌리티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V2X(Vehicle-to Everything, 차량과 사물 간 통신) 분야가 주목된다. 전고체 전지 부문과 V2X 관련 세계 10대 특허기업이 출원한 특허 중 각각 87%와 50%를 아시아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의 자율주행 및 연결용 개방형 플랫폼인 아폴로는 60여개 업체와 협업하며 지난해 완전 자율주행차 쇼케이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시아의 제조업체들은 R&D, 브랜드, 지적 재산 등 무형자산 개발을 강화하고, 하드웨어를 넘어 솔루션 제공자로 진화해야 한다. 맥킨지 분석 결과, 지난 15년 동안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도요타는 작년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를 설립, 자율주행, 인카(in-car)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③급팽창 중인 디지털 IT 서비스 시장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IT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인포시스, 와이프로 등 인도의 IT 서비스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의 고객사들과 대형 디지털 전환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원격 근무 등의 새로운 조직 운영 모델이 널리 시도됨에 따라 아시아 기술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맥킨지 추산에 따르면 2020년 전체 IT 서비스 산업의 규모는 약 8,000억 달러로, 이 중 20%가 모바일, 소셜, 빅데이터, AI (인공지능) 등 디지털 IT 서비스로 추산된다. 향후 5년 간 이 분야는 연간 20%이상 성장, 5년 뒤면 전체 IT 서비스 중 40%를 웃돌 전망이다.

아시아 업체들의 IT 서비스 분야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 10년간 25%에서 29%로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맥킨지의 기업 임원 대상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 가량이 전체 노동력의 25~50%가 향후 원격 근무로 전환될 수 있다고 답했다. 업무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양질의 기술 인재는 IT 서비스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아시아는 전 세계 STEM (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자 중 76%를 배출했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인도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미국보다10배 가량 더 많다. 향후, 아시아의 IT 서비스 업체들은 새로운 조직 모델과 디지털 툴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서비스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원격 협업 툴, 사이버 보안, 인력 개발 프로세스, 표준화된 업무 운영 절차 등 차세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같은 미래의 혁신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의 혁신 네트워크 구축과 역내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아시아 국가들을 경제 규모, 교류 및 기술 발전 수준 등을 바탕으로 선진 아시아, 중국, 인도, 신흥 아시아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한국, 일본 등 선진 아시아와 중국은 이웃 국가들에 자본, 기술, 지식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신흥 아시아 국가들은 빠른 성장과 상업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의 70%가 역내 자본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4개의 아시아의 '연결자' 가 되어 새로운 시장 확보, 혁신 역량 구축, 공급망 리스크 대응 등의 측면에서 큰 도약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매일경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와 함께 새해부터 '매경-맥킨지 글로벌 비즈 리포트'를 선보입니다. 매일경제·맥킨지는 정보기술(IT)·모빌리티·에너지 등 전 세계 산업이 급변하는 순간을 빠르고 깊이 있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최원식 맥킨지 한국사무소 시니어파트너,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중국 소장 등 산업별 최고의 컨설턴트가 6주마다 전 세계 산업 현장으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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