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엔젠시스 3상 성공시켜 유증 참여 주주들에 보답"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2021. 1. 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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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2상 환자등록 등 내년말 임상 완료
2023년까지 美 FDA 최종 승인 기대
임상시험 인력 늘리고 CFO도 곧 선임
3-1상 혼용 논란 딛고 신뢰 회복 힘쓸 것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서울경제]

“결국 헬릭스미스(084990)를 믿고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에 보답하려면 ‘엔젠시스’(VM202)의 임상 3상을 성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오는 2023년 초에는 엔젠시스의 임상 3상을 마치고 바이오의약품승인신청(BLA)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2023년 내 품목허가까지 받고 싶습니다.”

김선영(사진) 헬릭스미스 대표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최근 국제의학저널에 발표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3-1상 결과를 소개하며 품목허가까지 남은 임상시험 일정을 못 박아 공개했다. 연내 임상 3-2상의 환자등록을 마치고 내년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동시에 올해 봄 3-3상의 환자 등록을 시작해 내년 말까지 임상시험을 끝낼 계획이다. 이후 FDA에 품목허가 신청하고 6~12개월 가량의 심사 후 2023년 내 승인까지 마치는 것이 로드맵이다. 임상시험에 돌입했다는 소식만 들려올 뿐 결과 공개까지는 하릴없이 늦춰지는 일부 국내 바이오벤처와 다른 모습이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임상시험 결과도 좋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제의학저널 ‘임상 중개 과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Science)’에 지난 19일(현지시각) 발표한 논문을 설명하며 엔젠시스의 임상 3-1상에서 진통 효과가 현재 일선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 ‘리리카’나 ‘뉴론틴’에 비해 훨씬 더 좋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리리카와 뉴론틴이 갖고 있는 부작용도 엔젠시스에는 없고, 약효 역시 8개월 간 지속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101명을 대상으로 한 후기 3-1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만큼 3-2상에서 후기 3-1상의 실험 방법을 충분히 반영하면 약효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젠시스가 치료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으로 혈관이 막혀 충분한 영양소를 받지 못한 신경세포가 손상돼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헬릭스미스는 혈관생성을 유도하는 간세포 성장인자(HGF) 유전자를 혈관이 막힌 곳 인근에 투입, 신경세포에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 영양소를 공급해 통증을 치료한다. 미국 내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시장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서울 강서구 헬릭스미스에서 엔젠시스 임상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하지만 시장은 헬릭스미스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2019년 위약군과 엔젠시스 신약 후보 물질 투여군이 섞이는 임상 오염을 이유로 엔젠시스의 전기 3-1상에서 약효를 검증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신약개발에서 벗어나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상당한 손실을 봤다. 김 대표는 “금융상품 손실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회사의 실패”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임상시험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은 실패원인 분석 후 보강하면 됐는데 재무회계 쪽은 잘 모르는 분야라 생각해서 직접 챙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엔젠시스 임상 성공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전기 3-1상의 임상 실패 이후 일종의 반성문인 백서도 썼다. 김 대표는 백서에 담긴 내용에 대해 “임상대행업체(CRO) 선정 및 관리의 중요성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 3-1상이 70%쯤 진행됐던 2018년 상반기에 CRO를 교체했는데, CRO 교체 전과 후의 임상 시험 결과가 크게 달랐다”며 “교체 후에 진행했던 후기 3-1상에서는 약효를 검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2019년까지 사내 임상시험 전문가가 4명이었던 반면 지금은 25명 가량으로 크게 관련 인력을 확충했다"며 "확충한 임상시험 조직으로 CRO를 머리 꼭대기부터 발끝까지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문제가 됐던 금융상품 투자와 관련해 “앞으로 직접 재무회계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무회계는 잘 모르는 분야라 생각해 한 마디도 관여하지 않다보니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며 “금융상품 투자 관련 실책이 재발하지 않도록 곧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선임한다”고 밝혔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유상증자로 자본금 1,612억원을 확보했다. 유상증자 일정이 연기돼 연내 납입이 어려워질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는 공시 이후 발생한 여러 논란에서 한 숨 돌렸다. 김 대표는 “유상증자에 참여해준 주주께 감사하다”며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임상 3-2상에 매진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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