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홀린 K뷰티..'한국제품 무덤' 일본서 승승장구

심상대 2021. 1. 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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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드라마 등 한류 영향
日젊은층 한국 화장품 주목
한일 갈등 영향 크지 않아
기능성 고급제품으로 인식
탄탄한 유통채널 신뢰 높아
"방탄소년단(BTS),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영향으로 최근 일본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한국 문화가 인기입니다. 그들에게는 일본 브랜드보다 오히려 한국 브랜드가 더 핫한 아이템으로 주목받습니다."

세계 3대 화장품 시장인 일본에서 K뷰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브랜드 쿠션 제품이 2000만개 팔리고 마스크팩과 크림은 앳코스메, 립스 등 현지 화장품 리뷰 플랫폼의 평가에서 부문별 1위를 차지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의 일본 수출액은 전년 대비 58.5% 증가한 6억3700만달러(약 7030억원)였다. 규모는 중국(4조2040억원)과 아세안 시장(8330억원)을 향하는 것보다 작지만 수출 증가율은 앞섰다. K뷰티의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일본에서 활약 중인 브랜드 미샤(에이블씨엔씨), 닥터자르트(해브앤비), 메디힐(엘앤피코스메틱) 담당자들을 서면으로 만났다. 우려와 달리 위안부 소송,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한일 갈등으로 인한 영향은 특별히 없었다. 일본에서는 대규모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없었고 '혐한(嫌韓)'도 일부 집단에 국한된 일이라는 분석이다.

강인규 에이블씨엔씨 일본법인장은 "예전에는 한국 제품을 외지에서 들어오는 브랜드로 여겨 차별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별다른 거부 반응이 없다"며 "한국 제품을 판매하고 싶어하는 소매점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어재선 엘앤피코스메틱 일본사무소장은 "한국 제품을 찾는 10·20대는 양국 간 갈등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K콘텐츠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할 정도"라며 "사회 이슈와 무관하게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 뷰티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허회영 해브앤비 해외사업본부장은 "일본 고객들에게 K뷰티는 '좋은 성분 제품'으로 인식된다"며 "시카(Centella Asiatica)나 어성초 같은 성분을 활용한 기능성 제품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일본 뷰티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매, 편집매장 등 여러 종류의 판매 채널이 잘 갖춰져 있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해 보고 고르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제품이 소위 '대박'을 내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 먼저 인지도가 높아져야 한다.

강 법인장은 "유통 채널과 오랫동안 소통하며 신뢰를 쌓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거래처 상품 개발, 영업 담당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맞춤형 제품을 많이 선보였다"고 말했다. 어 소장은 "일본 소비자들은 매우 보수적이라 '대세감'을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판매 채널과 제품을 늘리고 매대 내 위치, 주변의 추천 등을 통해 마음을 꾸준히 움직이도록 한 게 유효했다"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되 온라인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을 전개한다"고 말했다.

올해 일본 시장의 전망은 '정중동(靜中動)'으로 요약됐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초완만'한 성장을 보이지만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온라인 쇼핑이 늘어 기회는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업체들은 판매 채널과 마케팅 확대를 통해 올해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심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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