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주택시장 결산]끝내 못 잡은 집값..들쑤셔 놓은 전세시장

박상길 2021. 1. 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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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및 고층 빌딩 전경.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작년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값과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시장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2021년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주택 매매가격은 상반기에 2.2%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안정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6.1% 상승하며 3배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6%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며 광역시도 7.8%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는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렸는데, 경기도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수도권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 등에 힘입어 세종시와 대전시가 가장 많이 상승했고 울산은 2016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다 작년 7.5% 반등했다.

주택 유형별로 아파트가 9.6%로 가장 크게 올랐으며 수도권 연립주택도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과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각각 12.5%, 8.8%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단독주택과 연립주택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는데, 단독주택의 경우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지만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에서 연립주택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타 지방의 경우, 아파트는 4.2% 상승률을 기록하며 반등한 반면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은 여전히 침체 상태를 보였다.

정부는 작년 6·17대책과 7·10대책 등 강력한 규제를 내놨지만 이때마다 인근 비규제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집값이 멈출 줄 모르고 뛰자 2030세대가 주택매수에 뛰어들면서 '패닉바잉'(공황구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등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작년 주택 전셋값은 6.5% 상승하며 1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2019년 0.5% 하락하면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하락했으나 작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전세 시장은 2016년 이후 2% 이내 상승률을 보이며 매매시장과 달리 안정세를 유지해왔으나 작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셋값은 입주 물량 감소, 매매가격 상승 부담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작년 초부터 상승 기미를 보였으며 작년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계약 연장 세대가 늘면서 기존 주택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감소한 탓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전셋값이 8.7% 상승했고 광역시에서는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대전이 9.0%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과 광역시뿐 아니라 기타 지방도 4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전셋값이 7.5%로 가장 많이 올랐고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각각 3.0%, 5.6% 상승했다.

전셋값뿐만 아니라 월세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임차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갔다.작년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격은 2.9% 올랐으며 서울 강남 지역이 4.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택 임대차 시장 불안의 원인은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임대차 2법 때문이었다. 새 임대차법이 보장한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거주하려는 수요가 늘고 '로또'가 된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까지 임대차 시장에 남아있으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했다. 여기에 2년에 5% 이하로만 보증금을 올릴 수 있게 되자 집주인들이 미리 보증금을 올리면서 수도권에서 수억원씩 전셋값이 뛰는 단지들이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시장연구팀 관계자는 "금융 업계와 건설업계 전문가간 주택시장 안정 시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다"며 "금융권은 시장을 보수적으로 바라봐 2023년 이후에도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반면 건설사나 시행사들은 내년이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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