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백 30%.."서점서 책 고르는 재미 푹~"

윤희일 선임기자 2021. 1. 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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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전 지역서점들, 파격 혜택에 고객 다시 몰려

[경향신문]

지난 20일 오후 대전 중구 계룡문고 계산대 앞에 책을 사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대전시가 지역화폐 온통대전을 통해 지역서점을 지원하기 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시, 지역화폐 내면 혜택 제공
“아이와 함께 자주 서점 방문
한 권 사러 와서 7권 샀어요
책 가까이할 수 있게 돼 만족”

“아이와 함께 서점에 자주 옵니다. 요즘 ‘책 쇼핑’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요.”

지난 20일 오후 대전 중구 계룡문고. 딸과 함께 서점에 나온 민선미씨(45)는 책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민씨는 “당초 필요한 책은 한 권이었는데, 7권이나 사게 됐다”고 말했다. 서점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사고 싶은 책이 자꾸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날 구입한 책 중에는 딸이 사고 싶어한 것도 있다.

민씨는 “인터넷에서 책을 고르면 참고서 등 구매할 예정이던 책만 사게 되지만, 서점에 나오면 이렇게 여러가지 책을 사게 된다”면서 “아이가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좋다”고 말했다.

이날 계룡문고 매장은 책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계산대 앞에는 대기자들로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 24일 오후 5시30분쯤 서구 둔산동 타임문고도 상황은 비슷했다. 고객 30여명이 지하매장에서 열심히 책을 고르고 있었다. 박모씨(54)는 “책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고, 30%의 캐시백(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돈을 적립해 주는 것) 혜택도 받을 수 있어서 요즘은 서점에 나와서 책을 산다”고 말했다. 계룡문고와 타임문고는 대전의 지역서점이다.

최근 대전의 지역서점들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인터넷 서적 쇼핑몰과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서점의 양면 공략에 빈사 상태에 빠져있던 지역서점으로 고객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계기는 지역서점을 돕기 위해 대전시가 시행한 정책이었다.

주말엔 매출 2배 가까이 증가
‘반짝’ 정책 아닌 지속 시행을

대전시는 지난 11일부터 지역서점에서 지역화폐 ‘온통대전’을 이용해 책을 구입하면 30%의 캐시백을 제공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역화폐를 이용하면 기본적으로 지급하는 10%의 캐시백에 지역서점을 이용하는 경우 20%의 캐시백을 추가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1만원짜리 책을 사면 그 자리에서 3000원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서점은 대전에 주소를 두고 사업자 등록업종이 서점으로 등록된 곳으로, 대형 및 온라인 서점은 제외된다. 사업은 예산 3억원이 소진될 때까지 이어진다.

시는 지난해 10월15일부터 12월 말까지 이 제도를 시행했는데 지역서점(156개)의 매출액이 크게 상승하자 올해도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계룡문고의 이동선 대표(58)는 “주말에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배 가까이 늘어난 경우도 있다”면서 “평균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3% 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매출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시민들이 직접 서점에 나와 책을 만나는 습관을 들이게 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임문고 변재훈 대표(61)도 “시민들이 책을 더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정책을 장기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 서점에서 만난 시민 A씨(38)는 “이런 제도가 반짝 시행에 그친다면 그 효과는 바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면서 “책 읽는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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