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의원들은 왜 '텔레방'을 폭파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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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까운 국회의원 7명과 함께 운영해온 텔레그램 대화방이 지난주 폐쇄됐다.
몇몇 언론이 대화방의 존재를 알고 취재에 나서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이 '대화방 폭파'를 제안했고, 이 지사도 동의했다고 한다.
실제 이 지사의 텔레그램방에 참여한 의원들 사이에서는 "공연히 이 지사의 그릇만 작아보일 수 있다"며 홍 부총리와의 논쟁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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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까운 국회의원 7명과 함께 운영해온 텔레그램 대화방이 지난주 폐쇄됐다. 몇몇 언론이 대화방의 존재를 알고 취재에 나서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이 ‘대화방 폭파’를 제안했고, 이 지사도 동의했다고 한다. 대화방에서는 당 안팎 주요 상황에 대한 정보공유와 의견교환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화방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25일 “당내에서 이 지사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언론 취재까지 들어오니 ‘차라리 없애는 게 낫겠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이라며 “이 지사가 지지율 1위로 올라선 뒤에는 ‘더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의견 교환하던 ‘이재명+7’ 대화방
최근 이 지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재정운용 문제로 설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도 몇몇 의원들은 ‘잠시 접어두자’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실제 이 지사 쪽에는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한 지지율이 20% 중반대를 좀처럼 뚫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낙연 대표를 제치고 대선주자 선호도 1위에 올랐지만, 지금의 지지율로는 ‘대세론’을 확산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민주당 안에선 이 지사가 대세론을 타느냐 마느냐는 ‘일 잘하고 추진력은 있지만, 겸손과 포용, 민주적 리더십은 부족해보인다’는 세간의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밝히는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전문가 그룹에 필요 이상의 비토그룹을 만들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선후보들끼리 다투거나 당에서 분란 일으키는 모습으로 비치면 항상 손해를 보는 게 1위 주자다. 홍남기 부총리와의 언쟁도 얻는 것 만큼 잃는 것이 만만찮다. 이럴 때일수록 말조심 몸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지사의 텔레그램방에 참여한 의원들 사이에서는 “공연히 이 지사의 그릇만 작아보일 수 있다”며 홍 부총리와의 논쟁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 ‘오만’과 ‘불통’의 이미지가 확산되면, 아무리 성과와 추진력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어도 대중들은 어느 순간 지지를 철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수파 특유의 폐쇄적 분위기가 당내 지지그룹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자체 진단도 텔레그램 대화방을 없앤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워낙 소수의 의원들만 지지하다보니 별도의 대화방을 만들어 당내 상황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당내 지지그룹을 키우는 게 절실한 상황에선 과거와 같은 폐쇄적 소통 시스템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소수파의 폐쇄 정서가 대세론 걸림돌” 자체 진단도
실제 내부에 ‘비선’과 ‘이너서클’이 존재한다는 인식은 지지그룹의 외연 확대를 방해할 뿐 아니라, 새로 합류한 이들이 일체감을 갖고 헌신하는 데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도전했던 2012년에도 민주당 안에선 ‘비선’ 논란이 불거졌고, 이는 결국 당의 자원과 에너지를 온전히 동원·결집하는 데 방해가 됐다는 지적이 잇따른 바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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