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싸움 이론' 강조한 키움 홍원기 감독 "구단 '선 넘지않겠다' 약속 받았다"[SS 인터뷰]

장강훈 2021. 1. 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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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감독이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갖고 비대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키움 히어로즈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33%를 플러스 알파로 만들겠다.”

키움 홍원기 감독이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시작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라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홍 감독은 ‘33% 싸움’에 방점을 찍었다.

홍 감독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임식과 비대면 기자회견을 통해 2년간 팀을 이끌어갈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감독직은 맡겨주신 구단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팀은 훌륭한 프런트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런 팀의 역량을 잘 발휘해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하나된 마음으로 움직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원기 감독이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갖고 허홍 대표이사(왼쪽)로부터 유니폼을 전달 받고 있다. 제공=키움 히어로즈
키움은 염경엽 감독 시절인 2014년부터 꾸준히 강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홍 감독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경기 운영이 달라야 한다는 것을 지난 12년간 코치와 수석코치로 일하면서 느꼈다. 단순히 5강이 아닌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려면 정규시즌에서 1, 2위에 올라야 유리하다.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을 목표로 삼은 셈인데, 홍 감독은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운영함에 있어 1/3씩 나눠 운용 방식을 고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야구는 최하위팀이 선두를 제압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스포츠다. 여러명이 각기 다른 컨디션으로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다 상대성도 무시할 수 없다. 많은 감독들이 “우리가 잘해서 이기는 확률이 33%, 상대가 잘해서 질 확률이 33%인 것이 야구”라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 감독도 “48경기는 잘해서 이기고, 48경기는 상대가 더 잘하는 게 일반적인 것 같다. 때문에 남은 48경기가 승부처로 볼 수 있다. 이 48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 수를 따내야 강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8경기에서 승률 5할을 하면 시즌 72승이 가능하다. 박빙 승부에서 승패를 가르는 힘은 결국 벤치에 있다. 투수교체 시점이든 대타 투입 타이밍이든 적재적소에 선수를 활용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팀이 우승에 근접한다. 홍 감독이 밝힌 ‘33%의 싸움’도 같은 맥락이다.
홍원기 감독이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갖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제공=키움 히어로즈
때문에 선수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이나 포지션, 기대되는 선수 등을 콕찝어 얘기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코치 때에는 몰랐던 선수들의 새로운 모습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진 뒤 시즌 운영 구상을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깨끗한 도화지 위에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스프링캠프를 지휘할 것”이라며 무한 경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구는 감정 싸움이다. 내 감정이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추스르는 게 내 역할이 될 것 같다. 선수들은 결과를 걱정하지 말고, 원하는 플레이를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구단을 향한 색안경에는 단호한 목소리로 방어했다. 홍 감독은 “김창현 퀄리티코치를 수석코치로 앉힌 것은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직접 구단에 요청한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한 외압을 일축했다. 그는 “현장과 프런트는 역할이 명확히 나눠져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현장과 프런트는 의견충돌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프런트에서 제시하는 좋은 의견은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대화로 풀어나갈 생각이다. 구단에도 ‘선을 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어딜 가서도 당당하게 히어로즈의 일원이라는 것을 얘기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프런트 모두 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데 도움을 주는 감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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