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애지중지 만들어낸 우주군은 바이든 '살생부'서 빠질듯

안두원 2021. 1. 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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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식 전후로 극초음속 무기 탐지위성 개발 잇달아 계약

[군사AtoZ 시즌2-4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전임자 도널드 트럼프가 취했던 정책을 하나하나 없애가고 있다. 이미 인수위워회 차원에서 트럼프의 경제·외교·환경정책 대다수가 4년 만에 사라질 것으로 공표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창설을 밀어붙였던 '우주군'은 생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으면서 탄생시켰고 이제 태어난 지 1년을 갓 넘긴 우주군이 새 정부에서도 조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우주군 창설은 트럼프의 관심 사안이었고 2019년 12월 미군의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에 이어 별도의 군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우주군을 새로 만들려는 트럼프에게 국방과 안보를 개인 치적 쌓기용으로 생각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한때 세계를 이끌던 미국의 우주기술 영광을 재현하자는 의지를 구현한 것이 바로 우주군 창설이었다. 그의 개인적인 동기와는 무관하게 우주에서 군사적 활동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 안보정책을 입안·실행하는 집단 내부에서도 우주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달성하고 유지하는 노력을 늦출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바이든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인 로이드 오스틴은 지난 19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우주군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우주는 국가안보 문제에서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면서 "만약 장관이 된다면, 우주 공간도 앞으로 행할 다양한 전략적 검토에서 세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확실히 말해두겠다"고 했다. 오스틴은 서면 답변에선 "우주에서는 엄청난 힘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우주 활동을 지목하며 미국 안보에 현존하고 증대되고 있는 위협이라고 명시했다. 중국은 달 뒷면 탐사에 성공했다. 러시아도 우주왕복선 소유즈호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상업적 이익도 남기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천문학적인 국방예산과 5대양 6대주에 퍼져 있는 미군에 전면적으로 맞서기보다는 자신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콕 집어서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바로 극초음속(Hypersonic) 무기다. 극초음속 무기는 기존의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요격이 어렵도록 극초음속 비행을 하며 저고도로 기동이 가능하다.

노스럽 그러먼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요격 체계의 개념도. /출처=노스럽 그러먼
미국도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재촉하고 있지만 러시아나 중국을 압도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정부와 의회에서는 우주 경쟁에서 다른 나라를 앞서야 한다는 의지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할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극초음속 무기를 탐지하는 소형 군집위성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바이든 취임을 전후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지난 14일에는 L3해리스사와, 지난 22일에는 노스럽그러먼사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었는데 액수를 합하면 2억7600만달러에 달했다. L3해리스는 1억2100만달러, 노스럽그러먼은 1억5500만달러 짜리였다.

L3해리스와 노스럽그러먼은 2023년까지 극초음속 무기와 ICBM 탐지용 저고도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미군은 이들 저고도 탐지 위성을 이용해 요격 체계 통제에 필요한 데이터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매체 '스페이스 뉴스'는 "미 국방부 산하 우주개발청(SDA)이 지구 전체를 커버하는 미사일 탐지망을 중고도 고고도 위성을 이용해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존 레이먼드 미 우주군 사령관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2024년까지 150여 개 인공위성을 연계해 이러한 미사일 추적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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