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문' 소문 할머니役 이주실 "눈물연기에 거의 탈진할 정도"[EN:인터뷰①]

박수인 2021. 1. 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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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이주실이 연기한 '경이로운 소문' 장춘옥은 어떻게 탄생됐을까.

이주실은 1월 25일 뉴스엔과 진행한 OC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극본 김새봄/연출 유선동) 종영 인터뷰를 통해 소문의 외할머니 장춘옥을 소화하기까지 과정을 털어놨다.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수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나는 악귀타파 히어로물. 극 중 장춘옥은 치매로 인해 정신이 온전치 못하면서도 손주인 소문이에 대한 애정이 그 누구보다 큰 인물이었다. 24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는 소문의 도움으로 꿈 속에서나마 딸과 사위를 만나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캐스팅 전부터 장이 작가의 웹툰 '경이로운 소문'의 애독자였다는 이주실은 "여러 웹툰을 보고 있었는데 마침 캐스팅 전화가 왔다. 캐스팅 요청을 받자마자 '감독님, 영감 누구야?' 했다. 웹툰을 보면서 할머니도 중요하지만 할아버지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더라. 윤주상 배우라는 얘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그럼 합시다' 했다"고 출연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주실은 부부 연기를 한 윤주상(하석구 역)에 대해 "연극을 여러 번 해서 연기 성향, 배우 성격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진중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흔하지 않은 성격이라 할아버지(하석구)와 너무 잘 맞겠다 싶었다"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60대 후반, 70대가 잘 해내야 하는 역할이었다. 둘이 공조하면서 연기해 아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상대 배우에 대한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치매 연기로는 일반적인 노인성 질환을 통한 가족의 역할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주실은 "치매가 왔다갔다 하지 않나. 쉽지는 않았지만 치매라 생각하지 않고 일상이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치매라는 점을 너무 무겁게 볼 게 아니라 드라마를 통해 가족의 역할이 얼마나 큰가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가장인 할아버지가 치매인 할머니를 잘 케어하지 않나. 할아버지가 치매 있는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좋은 모델이 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소문을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이주실의 눈물 연기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주실은 "연기할 때는 여러 각도로 수차례 같은 신을 찍는다. 힘들지만 힘든 줄 모르고 몰입해서 찍었다. 함께 한 배우들이 진지하게 임하니까 연기보다 실제 상황처럼 느껴지더라. 나중에는 눈이 뻑뻑하고 아릴 정도였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내 마음에서 우러나서 흘리는 눈물 연기는 에너지 소모가 크다. 거의 탈진할 정도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며 "촬영할 때는 너무 힘들지만 그것을 해내고 시청자 분들이 같은 마음을 느꼈다고 한다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작품이 크게 사랑받은 비결로는 유선동 감독의 태도를 꼽았다. "이렇게 잘 될 거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고 운을 뗀 이주실은 "배우 경력이 오래 됐고 인생도 오래 살다보니 섣부르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니까. 잘 되길 바라긴 하지만 비중이나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뒷받침 할 수 있는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했다. 그런데 대본 리딩하는 날 '됨직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의 리드와 배우들을 바라보는 눈길을 통해 조금 다르게 느꼈다. 유준상 배우에게 '저 감독 어느 별에서 왔어?'라고 물을 정도였다. 현장에서도 배우들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가 없었다. 대개 감독들 본인이 동선을 정해서 알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유 감독은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물어보고 배우들과 함께 얘기한다.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다 그렇게 한다. 무대 배우가 아니면 익숙하지 않기도 하겠지만 우리들은 너무 좋았다. '될성부르다' 싶었고 시청률이 높지 않다고 해도 충분히 보람을 느끼겠다 했다"며 "촬영 현장도 너무 좋았다. 유 감독이 선장으로서 잘 이끌어갔다. 정말 좋은 감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배우들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하고 최상의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여유를 주고 기다려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될성부르다' 싶었던 '경이로운 소문'은 결국 최고 시청률 11%를 기록, OCN 드라마 새 역사를 썼다. 이주실은 "나이 든 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이 줄었다. 핵가족화 되면서 노역이 잘 없는데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마지막 보루가 돼서 소문을 잘 케어한 역으로 나올 수 있었다"며 "덕분에 1, 20대 팬층까지 생겨서 그야말로 경이롭다. 밖에서도 알아보고 친구 손녀가 친구를 달리 보기도 한다더라. 또 주조연 뿐만 아니라 잠깐 등장했던 배우들 인터뷰까지 나와 얼마나 관심을 받는지 체감하게 됐다. 그게 곧 많은 세대가 봤다는 증거라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OCN '경이로운 소문')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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