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 발목잡는 중국發 '컨테이너 대란'

황원지 인턴기자 2021. 1. 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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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세계 운송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컨테이너가 없어 발이 묶인 수출 기업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컨테이너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톈진 항구에 놓인 컨테이너./AP 연합뉴스

24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중국에서 수출되는 물품에 필요한 컨테이너가 부족해지며 ‘글로벌 운송 위기’가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드우드 로지스틱스 CEO 마크 이거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가는 운임이 작년 3월 저점과 비교했을 때 300%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는 ‘귀한 몸’이 됐다. 이거 CEO에 따르면 평상시 가격이 1200달러(약 132만원)였던 컨테이너 현물 요금은 이제 하나당 6000달러에 달한다. 이거 CEO는 미국으로부터 컨테이너를 빌리는 이자조차 올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빈 컨테이너를 되찾으려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에서 아시아로 가는 컨테이너 넷 중 셋은 빈 상태다"고 말했다.

운송 비용은 급등하고 있다. 공급망 리스크 관리 회사인 레실리언스 36의 미르코 워이직 위기 관리 총괄은 작년 12월 아시아에서 북유럽으로 가는 해상운송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264% 상승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로 가는 경우엔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워이직 총괄은 "아시아의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와 같은 유럽 국가들에도 비슷한 현상을 불러일으켰다"면서 "해운 업체들이 컨테이너를 가능한 한 빨리 아시아로 재배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CNBC는 컨테이너 부족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중국의 빠른 경제 회복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통제했다. 자연스레 경기 회복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도 늘었다. 그 결과 컨테이너 수요가 아니라 서양에 머무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거 CEO는 "전세계에 있는 컨테이너 수량을 합치면 약 1억8천만 개에 이른다"며 "문제는 컨테이너들이 (수요와 공급의 관점에서) 잘못 배치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이제는 거의 컨테이너 하나가 들어오면 세 개가 나가는 식이어서 컨테이너 공급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령으로 컨테이너 생산이 중단된 것도 부족 현상에 한몫했다. PWC의 중국 및 홍콩 지부 물류 책임자 앨런 응은 "지난해 상반기 전세계 국가들이 봉쇄령을 내리면서 신규 컨테이너 생산이 대부분 취소됐다"고 말했다.

항공화물 물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해상 운송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대안으로 여겨지던 일반적으로 항공화물 물량 중 일부는 일반 여객기에서 남는 화물칸을 이용해 운송된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여행이 제한되면서 일반 여객기 비행량도 급감해 전체 운송량도 줄어든 것이다.

이거 CEO는 "아이폰과 같이 보통 항공화물로 운송되던 고가 품목도 이제는 컨테이너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족 현상 앞으로 3개월은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위기는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중국산 소비재를 파는 전자상거래 업체’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스웨덴의 가구 공룡 이케아도 마찬가지다. 이케아의 싱가포르 사업부는 이달 중순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컨테이너 부족 사태를 "전세계적 운송 위기"라고 지칭하며 "전세계적으로 물류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컨테이너 부족, 혼잡한 항구, 선박 용량 제약, 특정 시장 폐쇄까지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WC의 앨런 응 책임자는 "신규 컨테이너 주문이 들어갔지만 해소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에 발표된 상하이 국제 해운 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앞으로 3개월 이상 운송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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