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되길 꿈꾸는 네이버·카카오·구글·아마존?
세계 10대 기업 중 7곳, 금융업까지 겸업
中선 모바일 결제 시장 점유율 94% 차지
25일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발간한 '공룡들의 전쟁터가 된 금융산업'에 따르면 글로벌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7개 기업(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알리바바, 텐센트, 페이스북)이 금융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빅테크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란 금융시장에 진출한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배경으로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의 부상 ▲데이터 확보를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 ▲비금융 기관에 대한 규제완화를 꼽았다.
빅테크 기업은 금융업의 후발주자이지만 유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고객 최접점에서 네트워크를 창출하기에 유리하다. 아울러 데이터 활용 기술을 통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보안과 인증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빅테크 기업의 뛰어난 기술력과 인력 역시 금융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인수합병(M&A), 벤처캐피탈(VC)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금융 기술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삼정KPMG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의 핀테크 투자는 2014년 17건에서 2019년 47건으로 증가했다. 2014~2019년 핀테크 투자 건수는 알파벳이 65건, 텐센트가 49건, 알리바바가 22건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카카오가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설립하며 금융업에 진출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필두로 금융당국의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며 금융계 영역을 확장 중이다. 네이버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보험자회사 NF보험서비스를 설립했다. 2019년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금융·쇼핑·결제 간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는 것이다. 핀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토스는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을 준비하며 제도권 내에서 금융업을 확장 중이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독과점과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2020년 12월 디지털금융 규제·제도 개선방안이 발표된 이후 빅테크 기업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면서 금융 시스템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조재박 삼정KPMG의 디지털본부장(전무)은 "고객이 보유한 전체 금융 상품, 자산, 현금흐름, 성향을 분석하여 최적의 포트폴리오 및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고객 접점에서 절대 우위에 있는 빅테크 기업이 기존 금융사의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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