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난항에 어음만기, 임금연체까지.. 사면초가 쌍용차

민서연 기자 2021. 1.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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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HAAH 입장차… 유동성 위기에 임금 유예·中 법인정리
"매각은 계속 진행 중… 회생절차 개시 기한 늦춰진 경우도 있어"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한 달 남긴 쌍용자동차(003620)매각 협의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쌍용차에 비상이 걸렸다. 유동성 위기로 인한 임금 지연과 산업은행이 요구한 쟁의행위 금지로 노조와의 갈등도 예상되면서 쌍용차의 대내외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쌍용자동차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 등으로 구성된 쌍용차 지분 매각 협의체는 지난 주 내부적으로 정한 협상시한까지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협의체는 지난 22일까지 주요조건 합의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기로 했으나 합의에 실패했고, 쌍용차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협의 결렬을 전달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지분 매각 협의체는 마힌드라가 HAAH오토모티브에 경영권을 넘긴 뒤 주주로 남을지 등을 놓고 견해차가 커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현재 쌍용차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협의체는 감자 규모와 인수 가격, 매각 후 쌍용차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협상이 쉽사리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의 불발로 쌍용차의 위기감이 한층 고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차가 지난해 11월 부품 협력사들에 지급한 어음만기도 이달 29일 돌아온다. 쌍용차는 하루라도 더 공장을 가동해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만기까지 대금을 갚지 못하면 다시 공장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쌍용차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자 일부 대기업부품사들은 대금을 받지 못할것을 우려해 부품공급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평택공장 가동이 이틀간 중단되기도 했다. 공장이 멈추는 일만은 막기 위해 쌍용차는 결국 이날 공식적으로 이번 달과 다음 달 직원 임금의 50%를 지급유예하기로 결정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산업은행에 쌍용차 지원과 노동자의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내부에서는 앞서 산은이 노조에 제시한 지원조건에 대한 이견이 나온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쌍용차 지원을 언급하며 흑자 전환 전까지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조건을 제시했다. 쌍용차 노조는 파업금지 조건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임단협 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건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대내상황 악화로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생산기지 설립을 위해 진출했던 현지법인도 정리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상용차는 판매법인 형태로 남아있던 중국법인 '쌍용기차유한공사'의 적자가 계속되면서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서류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중국에 남아있는 주요 사무실의 임대계약도 연장하지 않았으며 자산에 대한 매각도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협의가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은 점은 안타깝지만 협의는 지속되고 있어 아직 희망적이라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초 22일까지라는 시한도 내부적으로 정해진 내용이고 협의체 구성원들도 합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부품사들에 지급한 어음 만기의 경우 노조와 협력사에 양해를 구해 공장가동이 중단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협상이 불발될 경우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쌍용차는 법원에 기업회생과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이를 받아들인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를 다음달 28일까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만에 하나 지분매각 협의가 늦춰지더라도 다음달 28일 곧장 회생절차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별 사안에 따라 기한이 한 두달 연장됐던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협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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