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먹방'..갈 곳 잃은 '당나귀 귀' [스경TV연구소]
[스포츠경향]
방향성 잃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결국 ‘먹방’ 되나?
KBS2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가 본래 취지를 잃고 흔한 ‘먹방’ 예능이 되고 있다.
‘당나귀 귀’의 기획 의도는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성찰 예능’이다. ‘당나귀 귀’는 각양각색의 일터에서 벌어지는 보스들의 ‘꼰대스런’ 언행에 대해 스튜디오 패널들이 시시비비를 가리고 ‘갑질’ 버튼을 누르며 해당 보스에게 반성을 유도하며 웃음을 줘왔다.
‘당나귀 귀’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 예능이었다. 일부 보스가 직원을 향해 도넘은 요구나 지시를 할 때는 “예능에서까지 ‘갑질’을 봐야 하냐”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청자의 의견이 있었다. 보스들의 일상을 좇다보니 결국 사업체 홍보가 아니냐는 제작진을 향한 논란에서도 빗겨나갈 수 없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겪으면서 모든 분야의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촬영도 어려워졌고 예능을 예능으로 소화할 수 없는 본질적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걸그룹 마마무의 리더 솔라를 ‘보스’로 내세우는 그들의 컴백 활동 모습을 담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 했다.
결국 제작진은 무거워진 소재의 타개를 위해 프로그램을 ‘먹방’으로 선회한 듯 보인다. 헬스 트레이너 양치승 코치가 이끄는 일명 ‘근조직’의 화려한 ‘먹방’ 장면은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후 전 농구 감독 현주엽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대체불가 ‘푸드파이터’ 실력을 발휘하며 10% 웃도는 시청률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러나 ‘당나귀 귀’ 속 일터는 사라져가고 있다. 특색있는 직장 내 소재보다 농구팀 감독에서 유튜브 채널 보스로 거듭난 현주엽이 올리지도 않는 영상(그의 채널 주엽TV에는 영상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을 촬영하며 ‘먹방’ 분량을 챙기고 있다. 자연스레 스튜디오 패널들이 ‘갑질 버튼’을 누르는 횟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나 혼자 산다’ SBS플러스 ‘강호동의 밥심’ KBS2 ‘땅만 빌리지’ 등 많은 예능들이 코너 속 코너 처럼 ‘먹방’을 이용하고 있다. 이를 넘어 프로그램의 본질이나 의도가 주객전도 된다면 프로그램의 지속성에는 어떤 도움이 될까?
대중문화평론가 은구슬은 ‘당나귀 귀’가 주력하고 있는 ‘먹방’에 대해 “‘먹방’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자극을 충족시키는 흥미로운 방송 소재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유튜브를 포함한 다양한 미디어들 속에서 신기한 ‘먹방’들은 이미 차고 넘친다. 특별한 의도가 없는 단순한 ‘먹방’으로 꾸준히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아 둘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라고 평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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