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덕, 폭로-저격 아니더라도 무궁무진한데..꼭 그래야만[이슈와치]

박은해 2021. 1. 2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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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폭로-저격 콘텐츠의 한계일까. 개그맨 김시덕의 유튜브 콘텐츠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KBS 공채 동기 개그맨에게 뺨을 맞아 봤다고 고백하자 해당 개그맨이 김기수라는 추측이 누리꾼들 사이에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앞서 1월 15일 김시덕은 '김시덕 시덕튜브' 채널에 게재한 '들어는 봤나? 동기 집합!'이라는 영상에서 뺨을 맞을 당시 정황을 상세하게 밝혔다. 김시덕은 "개그맨 선배들이 참석한 회식 후 동기 형이 '선배들한테 안 좋은 소리가 나왔다'며 신길역 앞에 집합하라고 했다. 그런데 선배들은 없고 본인이 군기를 잡으면서‘나 원망하지 마. 전달받은 거 그대로 하는 거야’라고 했다. 나는 회식에서 김종서 모창을 했는데 발라드 불렀다고 뺨을 맞았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김시덕은 맞은 동기들과 함께 선배들에게 사과하러 갔으나 선배들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었다고. 게다가 김시덕에 따르면 해당 개그맨은 새 개그 코너를 짜라는 PD 말을 다른 동기들에게 전달하지 않아 자신이 가장 먼저 '개그콘서트'에 입성했다고. 영상 공개 후 같은 동기들 사이에서도 위계질서를 만들고자 했던 해당 개그맨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16기 KBS 공채 개그맨인 김시덕과 동기인 개그맨 명단 중 김시덕이 영상에서 언급하지 않은 인물을 가려냈다. 김시덕보다 나이가 많고 현재 왕래하지 않고 지내는 김기수가 뺨을 때린 동기 개그맨으로 특정됐고, 김기수 유튜브 채널에는 인신공격을 비롯한 악플이 쏟아졌다.

이에 김기수는 1월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도한 악플과 루머에 대한 법적 대응 의지를 전했다. 김시덕-김기수와 동기인 김영삼도 김기수 유튜브 채널에 "어쨌든 나랑 누구 누구 누구 누구 누구는 네 편이더라. 꼭 누구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한참 웃었네. 힘내고"라는 댓글을 남겨 김기수를 옹호했다.

그럼에도 김기수가 자신은 뺨을 때린 개그맨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김시덕은 분명 부당한 폭력을 당했고, 이 사실을 밝히는 것 자체는 잘못된 일이 아니다. 다만 정확한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저격 영상을 올리며 여러 사람이 의심 대상이 되고, 심한 악플을 받았다. 오랜 생할 방송계에 몸담아온 개그맨인 그가 추측→악플로 이어지는 누리꾼들의 행동 양식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앞서 지난해 4월 강은비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BJ 활동을 무시하는 연예인 지인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지혜에게 불똥이 튀었다. 해당 지인이 강은비를 결혼식에 초대하며 창피하게 방송 켜고 오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고, 강은비도 기분이 상해 결혼식 참석 대신 축의금 '181818'원을 송금했다는 내용이었다.

강은비 폭로 후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강은비를 무시한 연예인이 누군지에 대한 추측이 이어졌고, 누리꾼들은 강은비가 방송 중 이야기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연예인을 그룹 샵 출신 방송인 이지혜라고 짐작했다. 논란이 번지자 이지혜 남편 문재완 씨는 인스타그램에 "애잔한 우리 와이프 화이팅"이라는 글을 게재해 루머를 간접적으로 해명했고, 강은비 역시 "제 말 한 마디에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보신 것 같아 죄송하다. 좀 더 신중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사과했다.

연예인이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우르르 몰려가 비난 댓글을 달고, 악플의 온상이 되는 시대다. 김새롬은 말실수 한 번으로 출연 중이던 방송이 잠정 중단됐다. 누군가의 잘못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폭로와 저격 콘텐츠는 자극적이고, 화제의 중심이 된다. 폭로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폭로라는 타이틀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마음을 움직인다. 그렇기에 더 신중해야 하고, 애꿎은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저격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폭로-저격 콘텐츠는 분명 한계가 있다. 폭로와 저격이 아니더라도 김시덕의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사진=김시덕 '시덕튜브'/김기수 유튜브 채널)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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