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 '꼴찌' 탈출 몸부림?.. 광주시를 향한 불편한 시선들

안경호 2021. 1. 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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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2019~2020년) 꼴찌라는 수모를 겪었던 광주시가 자체 외부청렴도 진단에 나섰다.

더구나 시가 이례적으로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 발표 직후 민간 전문조사기관에 외부청렴도 진단을 의뢰한 터라, "부패하다"고 평가한 응답자를 색출해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시감사위원회(감사위)는 지난달 21일부터 청렴도 전문조사기관을 통해 조직에 대한 외부청렴도 평가 및 진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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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청사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2019~2020년) 꼴찌라는 수모를 겪었던 광주시가 자체 외부청렴도 진단에 나섰다. 탈꼴찌 실마리를 찾고, 청렴도 향상을 위한 자체 처방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불명예 기록을 깨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민원인이나 계약 상대방, 업무 관련자 등 외부인이 평가하는 이번 외부청렴도 조사를 놓고 광주시 내부에서조차 높은 응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더구나 시가 이례적으로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 발표 직후 민간 전문조사기관에 외부청렴도 진단을 의뢰한 터라, "부패하다"고 평가한 응답자를 색출해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시감사위원회(감사위)는 지난달 21일부터 청렴도 전문조사기관을 통해 조직에 대한 외부청렴도 평가 및 진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감사위는 이번 외부청렴도 평가를 위해 2019년 7월~2020년 6월 구매, 공사, 용역관리감독, 계약 등 시와 업무관계가 있었던 외부인들 중 부서와 업무별로 1,300여명을 무작위 추출해 평가단을 구성했다. 전문조사기관은 이들을 대상으로 부패 실태(경험)와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한 인식을 전화로 설문 조사한 뒤 청렴 수준을 측정한다. 설문 문항은 권익위의 공공기관 자체 청렴도 측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설계됐고, 권익위 승인을 받았다. 감사위는 이번 조사와 분석 결과를 청렴도 향상 대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평가 결과가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이번 청렴도 평가를 두고 전화 면접 조사 응답률이 상당히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응답자들이 익명성 보장을 생명으로 하는 권익위와 달리 시의 의뢰를 받은 전문조사기관 설문조사에 대해선 응답 내용이 외부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 답변을 거부하거나 응답을 하더라도 진실을 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감사위 관계자도 "전문기관에 조사를 맡기면 보통 응답률이 50%정도 된다"고 했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설문 결과의 신빙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감사위가 예산을 들여 외부 조사기관에 청렴도 조사를 의뢰한 건 무엇 때문일까. 일각에선 청렴도 꼴찌에 영향을 준 평가자를 찾아내 업무상 불이익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감지된다. 얼마 전 설문 조사를 거절한 A씨는 "전문평가기관에서도 평가자(응답자)의 익명성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그걸 어떻게 믿느냐"며 "만에 하나 부패 사례를 얘기한 게 광주시에 흘러들어가면 불이익을 받을 게 뻔한데 응답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통상 감사위가 자체 청렴도 조사를 권익위 청렴도 평가 기간(7~11월)을 앞두고 3~6월에 진행했는데, 작년엔 권익위 발표(12월 9일) 직후에 조사를 의뢰한 게 이런 의심을 부추겼다. 게다가 시가 외부청렴도 조사를 의뢰해 놓고 청렴도 하락 원인을 진단하고 맞춤형 대안을 찾겠다며 권익위에 직접 청렴컨설팅을 신청한 것도 석연찮다. 이와 관련, 이갑재 감사위원장은 외부청렴도 조사를 의뢰한 적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착각했다고 번복해 뒷말을 낳기도 했다.

이에 감사위는 펄쩍 뛰었다. 감사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청렴도 성적이 워낙 안 좋아서 청렴도 하락의 구체적 원인을 찾기 위해 외부청렴도 평가를 의뢰한 것"이라며 "청렴도 조사에서 점수를 낮게 준 응답자를 찾아내 불이익을 주는 비겁한 짓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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