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투수 또 있다" 2019 드래프티, 1994처럼 LG 전설 향한다[SS시선]

윤세호 2021. 1. 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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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에서 2019 입단 신인들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미 성공한 드래프트다. 정우영이 입단 1년차에 필승조로 올라서 신인왕을 차지했다. 구본혁도 첫 해부터 빼어난 수비를 앞세워 내야진 뎁스를 두껍게 만들었다. 큰 기대를 받았던 1차 지명자 이정용 또한 지난해 재활을 마치고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드래프트 성패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LG는 이미 2019년 입단 신인들을 앞세워 굵직한 결과를 내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지난 시즌 막바지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왼손투수 남호가 풀타임 시즌을 바라본다. 남호는 김윤식, 손주영과 함께 왼손 선발투수로서 스프링캠프에서 엔트리 경쟁에 임한다. 선발진 밑그림이 완성됐지만 남호에게도 얼마든지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LG 류지현 감독 또한 선발투수 7명 이상을 준비한 채 시즌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정찬헌과 이민호가 지난해처럼 열흘 로테이션으로 등판하지는 않아도 주 2회 등판은 지양할 계획이다. 일주일에 선발투수 6명이 필요할 수 있으며 예상치 못한 부상도 대비해야 한다.

LG 경헌호 투수코치는 “여전히 찬헌이와 민호는 관리가 필요한 투수라고 본다. 올해는 열흘까지 쉬고 나오지는 않겠지만 회복이 덜 된 상태로 등판시키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로테이션이 돌다보면 젊은 선발투수들에게 자연스럽게 기회가 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경 코치는 성장 과정을 유심히 지켜본 남호에 대해 “입단 첫 해에는 2군에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사실 아마추어 시절에는 제구가 안 되는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래도 운동능력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있어서 선택한 선수인데 작년에 꾸준히 2군 경기에 나가면서 자신감이 붙었다.1군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니까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LG 선발투수 남호가 지난해 10월 6일 잠실 삼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남호는 지난해 1군에서 중간투수로 3경기, 선발투수로 3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총 6경기 18.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선발 등판시 최고구속 140㎞ 중반, 중간 등판시 140㎞대 후반대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1군에서도 자신의 구위가 통한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경 코치는 “우리팀에서 남호의 RPM(분당회전수)이 가장 높다. 좋을 때는 RPM 2600이 넘는데 패스트볼 RPM 2600은 KBO리그 최정상급”이라며 남호를 향한 기대가 객관적인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음을 전했다.
LG 왼손투수 임준형이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그런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왼손 비밀병기가 한 명 더 있다. 경 코치는 “지금까지 주목받거나 언급된 선수들 외에 임준형이라고 좋은 투수가 또 있다”며 “최근 우리팀 마운드 세대교체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선발은 그림이 보이는데 이제는 중간도 세대교체를 신경써야 한다. (송)은범이, (진)해수가 30대 후반 혹은 중반으로 가고 있다. 왼손 임준형과 오른손 이찬혁 등 중간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마운드 전체가 선순환을 이루는 청사진을 그렸다. 2019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지명된 임준형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5경기 39.2이닝 평균자책점 3.86을 올렸다.
2018년 11월 18일에 열린 LG 트윈스 러브페스티벌에서 2019 신인 선수들이 인사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LG는 1994 드래프트를 통해 구단 역사를 바꿨다. 당시 신인이었던 류지현 감독이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로 자리를 꿰차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김재현 해설위원은 신인 최초 20홈런·20도루 돌파, 서용빈 KT 2군 감독은 정교한 타격과 빼어난 1루 수비를 펼쳐보였다. 신인 3인방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LG는 당해 통산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1997년과 1998년에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어쩌면 정우영, 이정용, 남호, 구본혁, 임준형, 한선태, 문보경 등이 지명된 2019 드래프트가 또 하나의 굵직한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LG가 바라보는 지점도 매년 가을야구에 임하며 정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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