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 잭팟..날개 단 K바이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2021. 1. 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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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힘 쏟는 바이오제약]
2019년 R&D투자 7.6%↑..작년 10.1조 수출 '쾌거'
오픈 이노베이션·정부지원 확대..성공사례 늘어날 것
[서울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를 글로벌 수준의 속도로 내놓는가 하면 폐암·뇌전증 등 주요 질환의 치료 기술을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수출하는 등 눈에 띄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있다.

지난 2019년 국내 113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투자는 2조6,939억원으로 2018년과 비교해 7.6% 늘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셀트리온(068270) 26.9%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미약품(128940) 18.8%, 대웅제약 14.0%, 종근당(185750) 12.8% 등이 매출액 대비 10%이상의 투자를 단행했다.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 집계에 따르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10%를 넘긴 건 제약·바이오 업종(13.8%)이 유일하다.

투자 열기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까지 셀트리온은 총 2,503억원을 R&D에 투입했으며 한미약품(1,868억원), 유한양행(000100)(1,246억원), 대웅제약(1,095억원), 종근당(945억원) 등도 R&D 투자를 지속했다.

투자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9개 제약·바이오 기업은 총 14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금액으로는 총 10조1,488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전년(8조5,022억원)보다 19% 늘어났다. 9개 기업 중에는 유한양행, JW홀딩스 등 전통 제약사 뿐만 아니라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보로노이 등 바이오 벤처 기업도 포함돼 있다.

이같은 투자 성과에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라는 독특한 구조의 투자 방식이 기여했다. 유한양행이 대표적 사례다. 국내 전통 제약 업계는 오랜 기간 제네릭 개발에 의존한 탓에 신약 개발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홀로 신약후보물질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2015년 신약 개발사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개발권리를 넘겨받고 임상 과정을 거쳐 약물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2018년 얀센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약물은 최근 국내 31호 신약으로 승인 받았다. 유한양행은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로 플랫폼 범위를 확장하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추구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뿐만 아니라 한미약품, 부광약품, 일동제약 등 많은 전통 제약사들은 최근 자체적으로 의약품을 개발하는 한편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역량있는 바이오 기업을 발굴해 신약 개발 협업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면역항암, 염증·섬유화, 희귀질환 등 분야에서 신약을 집중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셀트리온,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등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며 관련 임상시험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다음 달 상용화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는 이미 주요 대학병원에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으며 코로나19 환자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종근당, 대웅제약, 부광약품 등은 기존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상 과정에 대한 투자 비용을 대거 늘려 코로나19 종식을 한발 앞당긴다는 목표다.

지난해 11월 제3공장과 글로벌 생명공학연구센터 건립을 발표한 셀트리온은 관련 투자를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CR-P17),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연구에도 역량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후속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 매년 1개 이상의 제품을 허가받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복제약을 만들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을 만들고 기술을 수출하는 수준으로 역량이 향상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정부의 R&D 관련 지원도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투자 성공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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