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文 '숭북 고질(崇北 痼疾)' 대한민국 허문다

기자 입력 2021. 1. 25. 11:40 수정 2021. 1. 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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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옳고 그름 못 가리는 ‘자기 맹신’

‘만사문통’식의 독선 국정 불러

北 정권 편들기도 근원은 ‘숭배’

“특등 머저리” 욕설도 못 들은 척

韓美연합훈련 여부 “北과 협의”

재앙 더 키운다는 비판 경청해야

문재인 대통령을 ‘이니’ ‘우리 이니’ 하는 애칭으로 부르는 사람이 줄어드는 반면, ‘문죄인’ ‘문재앙’ 등 욕되게 지칭하는 사람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이 크게 낮아진 최근 여론조사도 그 반영일 것이다. 유례가 드물 만큼 심한 독선(獨善)과 아집 탓일 것이다.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고 덮어놓고 믿는 요지부동의 ‘자기 맹신(盲信)’ 행태는 범죄에 비유하면 확신범인 셈이다. 국정이 문 대통령 한마디와 의중에 좌우되는 ‘만사문통’ 식이다. 헌법과 법률도 그 아래로 취급된다. 위법·부당한 일을 정당하다고 우기는 낯뜨거운 궤변마저 고위 공직자와 지식인 허울을 쓴 채 일삼는 반이성(反理性)도 갈수록 가관이다.

성(性) 접대를 받은 혐의의 김학의 전임 정부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요청 공문서들을 위조하고, 그 불법을 은폐까지 한 국가기관의 조직적 범죄도 그런 예의 하나일 뿐이다. 그 출발이 “검찰과 경찰 지도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다. 공소시효가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고,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 행위는 반드시 엄정한 사법 처리를 해주기 바란다”는 문 대통령 한마디였다. 김 전 차관은 결국 다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났어도 수사하라는 문 대통령의 초법적 주문이 ‘법치 파괴’의 연쇄 불법으로 이어졌다. 그런데도 문 정부 법무부는 “절차와 관련한 부차적 논란에 불과하다”고 해괴하게 둘러댔다. 오죽하면 일련의 불법을 지난 21일 추가 공익신고한 인사가 “‘선한 목적을 위한 절차 하자(瑕疵)는 부차적’이라는 잘못된 지시가 정당화되면, 권력기관이 증거를 조작해 구속영장을 허위 작성하는 무법(無法)시대로 후퇴할 것”이라며 김석윤 감독 연출의 시리즈 영화 ‘조선 명탐정’ 대사 한 대목을 인용했겠는가.

“왕이 나라의 주인이 돼선 아니 되네.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어야 하네. 지금의 조선은 백성의 것이 아니네. 자기와 다르다 하여 역도(逆徒)로 모는 그들. 지금의 조선은 그들 것이네” 하는 그 대사가 적용될 수 있는 일은 대한민국의 근본을 허물고 부수는 문 정부 국정에선 다반사다. 안보 파괴로도 나타난다. 김정은 북한 정권을 숭배하는 수준으로 편들고 떠받드는 ‘숭북(崇北)’도 사실상 고질화(痼疾化)했다. 그 출발점도 문 대통령이다. ‘삶은 소대가리’ ‘특등 머저리’ 등 북한 정권의 막말·욕설을 듣고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회견에서 또 “김정은 위원장의 평화 의지, 대화 의지, 비핵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정은이 앞서 5∼12일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더 고도화한 첨단 무기 과시 영상을 세계에 내보내며 한국을 직접 겨냥하는 ‘전략 핵무기 개발’까지 강조했지만, 문 대통령은 못 본 척하고 못 들은 척했다.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중단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된 경고를 외면하고 있다”는 김정은 협박에 “필요하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까지 했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북한 핵미사일 공격과 남침을 막아낼 훈련을 할 것인지도 공격 주체와 협의 어젠다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자해적(自害的) 발상” “북한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문제를 민족 공조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국군통수권자가 제정신으론 할 수 없는 일로, 국가 안보 무지와 무책임의 극치” 등으로 개탄한 이유다. 문 대통령의 ‘숭북 고질’이 코드로 작용해, 국방부·외교부·통일부 등의 정책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입법 독재로도 구체화한다. ‘김여정 하명법(下命法)’ 오명과 국제사회의 ‘반(反)인권·반자유’ 지적에도 ‘대북전단금지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된 배경도 달리 없다.

문 대통령은 1년 남짓 남은 임기나마 재앙을 더 키우지 않기 위해 듣기 싫은 비판에도 귀를 열어야 한다. 중국계 미국인인 고든 창 변호사는 2018년 10월 15일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은 자유와 민주주의, 남한을 뒤엎고 있다. 위험하다. 북한 간첩일 수 있다. 실제로 그렇든 아니든 간에 그렇게 간주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 주장에 대해 지나친 비방이라며 외면해오다가, 계속되는 행태에 비춰 그런 의심도 받을 만하다고 믿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사실까지 직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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