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리거의 속전속결 전략을 역이용한 포이리에. 2회 TKO는 머리에서 나왔다-UFC 라이트급

이신재 입력 2021. 1. 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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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자' 맥그리거가 24일 아일랜드 국기를 흔들며 먼저 입장했다.

포이리에는 그것이 맥그리거의 심리전임을 간파했다.

맥그리거가 끝내겠다고 한 시간이었지만 그때 맥그리거는 주저앉은 상태로 포이리에의 그라운드 공격을 받고 있었다.

일그러진 맥그리거의 얼굴과 풀어진 다리를 보면서 포이리에는 승리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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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자’ 맥그리거가 24일 아일랜드 국기를 흔들며 먼저 입장했다. 자신감 넘치는 몸짓으로 옥타곤을 두어바퀴 돌았다. 얼굴에서 웃음이 배어났다.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가 조금 후 조용히 들어왔다. 투지를 불러 오려는 듯 옥타곤 바닥을 두어번 찼다. 긴장감이 감도는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맥그리거는 단순했다. 늘 하던대로 빠르고 정확한 주먹 몇 방으로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다. 한 번만 걸리면 자신의 경기를 펼칠 수 있고 그러면 또 이길 수 있으리라고 자신하는 듯 했다.

하지만 포이리에는 수없이 머리를 굴렸다. 처음부터 맞받아치는 전략, 우회해서 후반에 승부를 거는 전략, 새로운 스타일로 다가가는 전략 등 몇 가지를 놓고 고심했다.

결론은 맥그리거가 생각하고 있는 반대로 경기를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맥그리거는 6년 4개월 전처럼 말싸움부터 먼저 걸었다. 1회 1분안에 KO로 끝내겠다며 포이리에의 평정심에 불을 질렀다. 포이리에는 그것이 맥그리거의 심리전임을 간파했다.

무대응으로 나갔다. 그러면서 동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다. 적극적인 것은 좋지만 흥분은 전사의 자세가 아니었다. 맥그리거는 흥분한 것 같았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상대가 흥분하기를 기다릴 뿐 자신은 차분했다. 상대가 걸려들지 않자 제어력이 약해졌다.

1회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기로 했다. 일단 빠른 타격싸움을 피하자고 마음먹었다. 킥으로 맥그리거의 움직임을 둔화시키고 그라운드 싸움으로 힘 빼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3회 이후에 승부를 걸 작정이었다. 모처럼의 실전, 후반으로 갈수록 맥그리거의 에너지가 급하게 떨어질 것으로 보았다.

맥그리거의 옥타곤 실전은 1년여전. 연습량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벼락치기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으니 빨리 지칠 수 밖에 없다. 계체량 때 맥그리거는 몸에 걸친 걸 다 빼고 저울위에 올랐다. 무게에 신경쓴다는 표시였다. 포이리에는 운동화까지 신고 그대로 올랐다. 몇백g이지만 중요한 요소다.

맥그리거는 서둘렀다. 1회 1분 KO까지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속전속결로 나섰다. 몇 차례 정타를 꽂았지만 포이리에는 전처럼 당황하지 않았다.

포이리에는 됐다고 생각했다. 두어차례 로킥을 날린 후 맥그리거를 잡았다. 경기초반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테이크다운을 시전했다. 맥그리거가 넘어졌다. 둔탁한 느낌이 좋았다. 경기 시작 1분. 맥그리거가 끝내겠다고 한 시간이었지만 그때 맥그리거는 주저앉은 상태로 포이리에의 그라운드 공격을 받고 있었다.

선제 타격으로 당황하게 만들려고 했던 맥그리거는 그의 작전이 막히지 않자 서둘렀다. 2회에도 맥그리거는 여전히 밀고 들어왔다. 포이리에는 자신감을 가졌다. 맥그리거가 자신의 구상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다시 파고드는 맥그리거를 피하면서 주먹을 날렸다.

묵직했다. 빠지면서 날린 주먹이었지만 제대로 걸렸다. 기회가 생각보다 일찍 왔다. 움찔하는 맥그리거를 보면서 그대로 몰아쳤다. 맥그리거가 무너졌다. 일그러진 맥그리거의 얼굴과 풀어진 다리를 보면서 포이리에는 승리를 확신했다.

아주 작은 실력 차의 백병전. 상대가 갈 길을 알면 생각보다 훨씬 더 쉽다. 맥그리거가 아무 생각 없이 습관대로 옥타곤에 올랐기에 작전 성공률은 그만큼 더 높았다.

포이리에의 오른쪽 주먹이 맥그리거의 열린 얼굴에 그대로 꽂혔다. 겨우겨우 버티던 맥그리거가 털석 주저앉았다. 6년 4개월동안 따라다니던 1회 KO패의 불명예를 털어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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