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밤중에 아파도 진찰은 한낮과 똑같이

조강희 기자 2021. 1. 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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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찬 평택 성세아이들병원 원장 "의사는 환자가 필요할 때 언제든 의료 제공해야"

【베이비뉴스 조강희 기자】

다 큰 성인들도 밤중에 몸 어딘가에 통증이 생기면 끙끙 앓으며 식은땀을 흘린다. 더구나 어린아이들은 아픔을 온몸으로 표현하기에, 엄마아빠들은 그런 자녀를 보면서 경황이 없는 중 응급실을 찾는다.

하지만 야간 응급실에는 소아과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다. 더구나 응급실에 도착해도 중환자와 부상자가 우선이고, 소아질환을 앓는 아이들은 뒷전이다. 아이들은 순서를 기다리며 각종 중증 질환자와 사고 부상자를 접하며 '병원은 무서운 곳'임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진료가 시작되면 엄마아빠는 가장 큰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응급 환자 필수 검사라며 피검사용 주사기와 엑스레이를 들이대면 오히려 진정되던 아이의 경련이 새로 시작된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응급 진료가 아니라, 야간 소아과 진료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바로 야간에 소아과 전문의가 진료해 주는 병원이다. 

이병찬 성세아이들병원 원장. ⓒ성세아이들병원

의료법인 성세아이들병원(원장 이병찬)은 지난 1995년 개원해 올해로 만 26년째 경기도 평택과 안성, 용인, 오산, 화성 등 인근지역 어린이들의 주간 및 야간 진료를 보고 있다.  

특히 성세아이들병원은 개원 당시부터 '아이가 밤중에 아파도 진찰은 한낮과 똑같이' 하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한낮이나 밤중이나 아이들의 질환은 거의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이병찬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중증 환자도 없지는 않지만 주로 발열, 심한 기침, 구토, 설사, 탈수, 경련 등 다양한 질환을 겪는 환아들이 병원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초창기엔 세 명의 의사가 아침 8시부터 자정까지 아이들이 찾아오는 대로 진료했다. 야간에 운영하는 소아과 병원이 전국에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최근에는 평일과 주말 모두 아침 9시부터 저녁 11시까지 365일 연중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진료비도 일반 병원 응급실의 1/5 정도로 비용 부담도 훨씬 적은 편이다. 

경기 평택시 성세아이들병원 전경. ⓒ성세아이들병원

이병찬 성세아이들병원 원장은 "의료는 환자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제공돼야 한다는 신념이 맞았다"며 "개원 당시부터 특히 어린이 전문 의료는 마치 공기와 같이 우리 주변에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신념을 갖게 된 건, 이 원장 역시 아이를 키워 보면서 당황스러운 순간을 많이 겪은 덕분이다. 하루동안 병원에 오는 환아는 평균 150명 가량이다. 

그러던 병원이 지난 2014년 9월 야간 소아과 전문 진료를 수행하는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됐다. 저녁만 되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굴렀던 엄마아빠의 마음을 알아주던 성세병원 같은 '모범 사례'가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소아 환자를 소아과 전문의가 낮과 동일하게 야간에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병원을 지정해서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성세아이들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내분비성장 클리닉(정유진 과장, 김종석 과장), 알레르기호흡기 클리닉(이병찬 원장, 장준원 과장), 아동발달 클리닉(이상수 부장, 박상규 과장), 소화기감염 클리닉(방준호 과장, 신규덕 과장) 등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1인실 13병상, 다인실 48병상 등 입원실도 완비했다. 

성세아이들병원 소아과 전문의가 환아를 진찰하고 있다. ⓒ성세아이들병원

결코 쉽지 않은 진료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아이들을 진료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다고 강조하는 이병찬 원장.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일하시느라 낮에 병원에 아이들과 함께 올 수 없는 부모님들이 많잖아요. 이런 분들이 '낮이랑 똑같이 진찰해 주셔서 편하다'고들 하십니다. 또 아이들이 어떤 질환을 앓으면서 분명히 낮에 진찰할 때는 괜찮았는데, 밤이 돼서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도 많죠. 그럴 때 낮에 왔던 아이가 밤에도 다시 와서는 부모님이 '같은 병원에서 진찰해 주시니 더 안심이 되네요'라고 말씀해 주시기도 해요. 그 말을 들을 때는 피로가 싹 풀리는 걸 느낍니다."

이 원장은 "소아 전문 병원이 1차 의원이 할 수 없는 야간 진료나 응급 임시 상황에 잘 대처하고, 다시 환자들이 평소에 다니던 병원이나 대학병원 등 3차병원에 원활하게 연계되도록 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돼 아픈 아이들이 달빛어린이병원에 안심하고 내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집에서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당황하셔서 급하게 안고 뛰어오십니다. 저희 병원에도 이런 분들이 많이 오세요. 저희는 신속한 응급처치를 해 드리는 게 임무지만, 부모님들은 안정시켜주고 회복시켜 준 것이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환아와 부모님이 귀가하시면 잠시 저희들도 긴장이 풀리는데, 그 때서야 '역시 의료는 환자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제공돼야 한다'는 제 신념이 맞는다는 걸 다시 확인합니다." 

TIP. 소아과 전문의 이병찬 원장이 제시하는 '어린이 열성경련 응급상황 대처법'

이병찬 원장은 어린이들을 키우는 엄마아빠가 가장 당황할 때가 아이가 이유없이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라고 말한다. 소아과 전문의인 이 원장에 따르면 소아의 열성경련은 생후 9개월에서 5세 사이에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열성경련은 갑자기 열이 오르면서 의식이 없어지고, 눈이 돌아가기도 하는 현상이다. 전신이 뻣뻣하게 굳고, 사시나무 떨듯 떨기도 한다. 대개는 수 분에서 10분 이내에 경련 현상은 자연스럽게 멈추게 되지만, 부모님으로서도 의사로서도 긴장은 늦출 수 없다.

이 원장이 제시하는 어린이 열성경련 응급상황 대처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이들에게 고열이 나고 경련까지 일으키면 일단 눕힌다. 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로 기도를 확보해 준다. 옷을 벗기고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 주며 열을 내려준다. 절대로 물이나 약을 함부로 먹이지 말아야 한다. 억지로 팔과 다리를 펴 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손발을 바늘로 따는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 5분 이상 경련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면 목을 잘 받혀 병원으로 간다. 대개는 수 분에서 10분 내외의 시간이 지나면 경련 현상은 자연스럽게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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