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스포츠토토 매출상한액을 늘리자 [김세훈의 스포츠IN]
[스포츠경향]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체육 예산 중 90.7%가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충당된다. 정확한 액수는 1조 5958억원이다. 기금은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경륜, 경정 사업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이다. 토토가 기금 대부분을 책임진다. 토토는 2019년 기준으로 기금 1조 5582억원을 마련했고 그게 다시 문체부 체육 예산으로 쓰였다.
토토는 2020년 매출 4조 8928억원을 올렸다. 2019년 매출(5조 1034억원) 대비 4.1%가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스포츠 리그가 전면 중단되면서 토토 발매도 한 달 반 정도 멈춘 탓이다. 2020년 경륜 매출은 2504억원, 경정은 680억원이다. 2019년 대비 경륜은 84.5%, 경정은 88.6% 줄었다. 경륜, 경정은 코로나가 발생한 뒤 거의 열리지 못했다. 그렇게 급감한 경륜, 경정 매출을 토토가 어느 정도 메워준 셈이다. 토토는 1년에 1000회차까지 발행할 수 있다. 2020년 발행 회차는 981회차다. 이처럼 토토는 코로나 속에서도 기금 마련에 크게 공헌한 오아시스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금으로 국민체육센터와 체육시설이 세워졌고 저소득층 바우처, 장애인 체육 지원 등이 수행됐다.
토토, 경륜, 경정, 경마, 카지노업, 복권, 소싸움 등 7개 산업은 사행성 산업으로 분류돼 있다. 올해에도 코로나로 인해 사행성 산업은 여전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경마, 경륜, 경정 등은 오프라인 이벤트가 열리지 못하면 매출 자체가 나올 수 없다. 반면 토토는 다르다. 국내외 스포츠 리그가 무관중 또는 제한 관중 속에서 열리고 있다. 토토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베팅도 가능하다. 코로나 위기 속에도 토토가 기금 마련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이유다.
사행성 산업은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통합적으로 관리, 감독한다. 사감위는 연초에 사행성 산업 전체 매출 상한선을 제시한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대비 0.51% 규모, 업종별 순매출액 구성 비율, 사행산업 업종별 도박중독 유병률, 업종별 건전화 평가 결과 등이 반영된다. 작년 초에 제시된 상한액은 22조 6507억원이었다. 경마가 7조 3572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고, 그다음이 토토(5조 1099억원), 복권(4조7933억원)이다. 2020년 경마 매출은 1조원을 겨우 넘기는 등 다른 5개 항목은 매출이 급감했지만 토토는 복권(로또, 즉석, 연금 등)과 함께 제몫을 다 했다.
올해에도 코로나로 인해 경마, 경륜, 경정은 매출 정상 회복이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그걸 충당할 수 있는 게 토토다. 연초마다 사감위가 제시하는 사행산업 전체 매출 상한선에서 토토 상한선을 지금 21.8%보다 더 늘려주는 게 어떨까. 그래야 정부도 기금을 원활하게 마련해서 2022년 예산에 쓸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세수가 줄고 산업이 위축되며 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금이 감당해야 할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감위가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조금 더 지혜롭고 융통성 있게 판단하기를 기대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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