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이성민 2021. 1. 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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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톡팁스-90] ◆ 혁신은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위해 1억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지난 13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인종차별 해소에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막연한 투자 계획 대신 유색인종 학습센터를 미국 전역에 100곳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발표는 사실 의외였다.

이보다 닷새 전인 지난 8일 애플은 현대차와 손잡고 차세대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애플은 자동차 시장 진출을 흘려 자동차 생산 및 제조 분야에서는 이미 다양한 관측을 내놓은 상황이었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의 하드웨어와 애플의 소프트웨어가 결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애플이 '중대 발표'를 할 것이란 소식을 내보내자 주식시장은 전기차인 '애플카' 관련 발표를 기대했다.

그런데 팀 쿡은 유색인종 학습센터를 만들 것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발표를 한 것이다. 주식시장은 기대와 다른 팀 쿡의 발표에 놀란 표정이었지만, 이것이 바로 애플 스타일이다. 애플은 늘 혁신의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싶어 했다.

팀 쿡은 디트로이트에 애플 최초의 개발자 아카데미를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대해 애플은 과거 자동차 산업 중심 도시였기 때문이 아니라 5만개 이상 흑인 소유 기업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 혁신의 대상은 묵은 조직, 제도, 풍습, 방식 등 다양하다.

"이곳을 혁신 허브로 생각하고 코딩부터 기계, 창의성, 엔터테인먼트 예술 등을 연구할 것입니다. 학생들은 기술뿐만 아니라 기업가 정신도 배울 수 있습니다."

팀 쿡의 발표는 예상 밖이었지만, 이 발표는 치밀한 준비 속에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애플이 현대차와 손잡고 차세대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나설 세부 계획을 발표할 줄 알았던 주식시장에 던지는 애플다운 승부수였다.

팀 쿡의 발표는 두 가지 면에서 혁신적이었다. 첫째는 유색인종 학습센터 건설이라는 내용 자체가 혁신이었고, 둘째는 애플의 전기차 개발 방향을 예상한 주식시장의 허를 찔렀다는 면에서도 혁신적이었다. 상식을 파괴한 것이었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애플은 혁신을 추구했다. 애플의 혁신 대상은 묵은 조직, 제도, 풍습, 방식 등 대상에 한계가 없었다. 팀 쿡은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창업 정신을 제대로 계승한 이상적인 CEO라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인종 평등·공정 이니셔티브(REJI)라고 이름 붙인 애플 프로젝트로 유색인종 기업인을 위한 벤처캐피털 펀드 조성 등도 진행된다고 팀 쿡은 덧붙였다.

◆ 혁신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프로펠 센터'는 흑인대학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장소이자 기업이 인재를 찾는 인력풀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은 기술뿐만 아니라 기업가 정신도 배울 수 있습니다. REJI는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을 구축하기 위한 애플의 노력의 일환이 될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팀 쿡은 흑인대학을 위한 글로벌 혁신 및 학습 허브인 '프로펠 센터'를 설립한다는 사실도 발표했다. 애플이 유색인종, 특히 그 가운데 흑인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흑인 사회가 감동할 내용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프로펠 센터에서 혁신 허브를 즐기는 학생들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시급히 노력할 책임이 있습니다. 학생부터 교사, 개발자, 기업가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파트너들과 함께 인종차별을 겪은 집단에 힘을 실어주고자 합니다."

팀 쿡이 인종차별을 해소하는 데 1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한 발표에 대해 주식시장은 실망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애플은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팀 쿡은 기술 혁신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의식 혁신이라는 점이 분명히 한 것이다.

◆ 이성민 박사의 톡팁스(말의 요령) : 혁신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모든 이들을 위해 더 나은, 더 정의로운 세계를 만드는 데 헌신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의 기대와 다른 팀 쿡의 혁신 발언은 미묘한 시기에 행해졌다. 인종주의자는 아니지만, 인종주의를 지적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반트럼프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런 심정을 담고 있었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흑인 인권 시위가 벌어졌던 지난해 팀 쿡은 미국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모든 이들을 위해 더 나은, 더 정의로운 세계를 만드는 데 헌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실 팀 쿡은 이런 발언을 하기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다른 빅테크 기업처럼 애플에 근무하는 흑인 근로자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팀 쿡의 발언은 유색인종, 특히 흑인 인권문제를 자각한 애플의 자성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었다. REJI로 시작한 애플의 혁신이 어떻게 발전할지 두고 보자.

"혁신은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혁신의 대상은 묵은 조직, 제도, 풍습, 방식 등 다양하다. 혁신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이성민 미래전략가·영문학/일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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