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메모]유시민의 사과, 언론에도 닿길..
[경향신문]

“진실을 이야기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가 지난해 12월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1심 선고에서 한 말이다. 그로부터 30일 만인 지난 2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자신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다며 검찰 관계자들에게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2019년 12월24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검찰의 사찰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그는 이후 한 인터뷰에서 “조국 사태 와중에 제가 알릴레오를 진행했을 때 대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고도 말했다.
유 이사장이 조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 검찰 못지않게 공격했던 대상은 언론이었다. 2019년 10월8일에는 “공영방송인 KBS 법조팀장이 중요한 증인 인터뷰를 하고 기사도 안 내보내고 검찰에 내용을 실시간으로 흘리는 게 가능하냐”며 KBS의 정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 인터뷰와 취재 과정을 왜곡했다. 그해 10월12일에는 “조국씨가 장관이 되기 전부터 검찰과 일부 언론이 ‘범죄가 있다’고 예단을 해 접근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11월16일에는 검찰이 정 교수에게 15가지 범죄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 “15번을 쪼면 한 번은 맞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 같다”며 ‘황새식 공소장’이라고 했는데 그가 사안을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기자의 기사를 “깜찍하다”고 조롱했다. 지난해 1월21일에는 “5촌 조카 조범동씨 재판에서 나온 일부 내용을 가지고 한 보도가 기가 막히다”며 공개된 법정에서 이뤄진 공방을 전한 기사를 공격하기도 했다. 1심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정 교수의 범죄 혐의는 11개였다. 조씨도 검찰이 적용한 21개 혐의 중 20개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4년·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유 이사장은 검찰과 언론에 대해 “(수사와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고 확인되면 이를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검찰에 대한 일부 사과가 나왔으니 언론에 대한 사과도 기대해본다.
유희곤 | 사회부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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