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영동교에서 양화대교까지
[경향신문]

“우리 집에는/ 매일 나 홀로 있었지/ 아버지는 택시드라이버/ 어디냐고 여쭤보면 항상 ‘양화대교’/ 아침이면 머리맡에 놓인/ 별사탕에 라면땅에/ 새벽마다 퇴근하신 아버지/ 주머니를 기다리던/ 어린 날의 나를 기억하네…/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연말연시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늘면서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많아졌다. 이렇게 힘들 때일수록 가족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힘을 주는 응원군이다.
신세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처음 들었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 신세대 가수들의 가사들이 너무 가볍다고 타박하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실제 택시기사였던 자이언티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더 실감나고 절절했다. 제2한강교가 양화대교로 이름이 바뀐 건 1984년이었다. 요즘엔 젊은이들의 집합소인 홍대 앞의 관문 같은 다리가 됐다.
한강을 잇는 다리는 수십 개가 넘지만 정작 노랫말 속에 등장하는 다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1985)는 자이언티의 노래와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1973년 개통된 영동대교는 소위 강남 개발의 관문 역할을 했던 다리다. 그래서인지 노래 속에서도 강남개발과 맞물린 유흥문화에서 느껴지는 쾌락의 냄새가 난다.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그 사람은 모를 거야 모르실 거야/ 비에 젖어 슬픔에 젖어 눈물에 젖어/ 하염없이 걷고 있네.…”
두 노래 사이에 30년의 시간적 거리가 있지만 노래가 주는 정서적 간극은 없다. 다만 잘살아보자는 구호가 넘쳐나던 양적 시대에서 가족의 무게감이 더 중요한 질적인 시대로 옮겨왔을 뿐이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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