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국내 첫 코로나 확진
국내에서 반려동물이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본, 홍콩, 브라질 등 세계적으로 반려묘, 반려견을 비롯한 동물 코로나 감염 사례가 잇따라 보고된 바 있다.
24일 확인된 국내 첫 동물 감염 사례는 최근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서 나왔다. 기도원에 머물던 한 모녀가 고양이 세 마리를 키웠는데, 모녀가 확진된 후 고양이들을 돌봄 장소로 옮기기 전에 검사해보니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주인이 고양이에게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방역 당국은 사람과 동물 간 코로나 전파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약 1500만명이다.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전파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그럴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현재로선 동물이 코로나를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데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쉽게 전파한다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수준이 지금보다 훨씬 심각했을 것”이라며 “코로나에 걸린 동물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한 동물에게서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동물원에서 사자와 호랑이, 눈표범, 고릴라 등이 코로나에 감염됐으나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증상을 보였고 대부분 자연 완치됐다.
반면 밍크는 코로나에 쉽게 걸리고, 감염되면 하루 사이에 폐사하는 양상을 보였다. 밍크를 대량으로 사육하는 농장에서는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덴마크 정부는 “밍크에 의해 코로나에 감염된 12명에게서 변이 코로나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서 밍크 농장 근무자가 확진되고 밍크들이 대거 코로나에 걸려 폐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험에 따르면 현재까지 고양이나 개, 페럿, 큰박쥐, 햄스터 등은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고 다른 동물에게도 전파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실험실 쥐나 돼지, 닭, 오리는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다.
미 CDC가 발표한 애완동물 관련 권고 및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에 확진된 사람은 반려동물에 전파 위험이 있는 만큼 반려동물과도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고양이처럼 코로나에 쉽게 걸리는 동물은 집 안에서만 머무르게 하고, 애완동물을 공공장소 등에는 데려가지 않는 게 좋다. 애완동물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면 동물병원에 바로 데려가지 말고 수의사와 먼저 전화로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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