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사람의 이야기 '금요일의 역사' [화제의 책]
[스포츠경향]
허진석 한국체육대 교수가 특별한 책 하나를 세상 밖으로 내놓았다. 역사와 사람의 이야기 ‘금요일의 역사’(글누림)다.
기자 출신인 허 교수는 그동안 ‘농구 코트의 젊은 영웅들’ ‘길거리 농구 핸드북’ ‘스포츠 보도의 이론과 실제’ ‘우리 아버지 시대의 마이클 조던, 득점기계 신동파’ ‘한국 태권도연구사의 검토’ ‘기자의 산책’ 등 스포츠 및 기자의 글쓰기 등과 관련한 다수의 책을 썼다. 시인이기도 한 그는 가슴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주는 에세이에도 능했다.
그 재주를 살려 매주 금요일에 글을 한 꼭지씩 마감했다. 원고지로 여덟 장 안팎을 썼다. 수요일 오후에 시작해 금요일 새벽에 마감했다고 한다. 소재는 대개 역사였고, 그중에서도 사람의 이야기였다. 그에게 글은 사람의 일이고, 글쓰기는 생각과 시간의 노동이었다.
‘금요일의 역사’에 대해 허 교수는 “나는 검은 넥타이를 맨 토마스 만의 표정을 생각하면서 키보드를 찾아 두들겼다. 활자들이 내가 불러낸 금요일의 사람들과 토마스의 생각 사이 어디엔가 끼어들었다”고 전했다.
“심장이 고동치는 한 글쓰는 자의 의식은 죽은 이의 세계에 반쯤 속한다. 때로는 그들과 한패이며, 좀비와도 흡사하다. 의식의 작동은 거리의 제의다. 죽음의 집착은 결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집착에 통찰은 없다. 삶은 대부분 죽음과 직결된다. 사람의 플롯은 예외 없이 죽음의 합창이다. 삶은 감금이 된다. 감금은 고립이요 대개는 고독이다. 그래서 자유에 이르는 협궤가 된다. 역사도 삶도 자명한 질문이다. 내가 금요일에 불러낸 역사, 사람과 그들의 일은 복음과 구원처럼 운명에 닿아 있었는지 모른다”고도 했다.
허 교수가 불러낸 금요일의 역사 속에서는 1832년 3월 22일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죽었고, 1935년 10월 4일 우리나라의 첫 유성영화 ‘춘향전’이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일본인 1937년 중국 난징을 점령한 다음 중국인 30만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난징대학살도 금요일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한 ‘금요일의 역사’는 기원전 106년 1월 3일 태어난 키케로의 이야기로 시작해 2018년 11월 2일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로 끝을 맺는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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