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부부의 취향이 합쳐진 집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조화롭게 아름다운 공간
디자인 브랜딩 에이전시인 브렌든(@brenden.design)을 운영하는 이도의 대표와 네이버에서 UI 디자이너로 일하는 오향남 씨 부부. 결혼 6년 차인 디자이너 부부는 2년 전 내 집을 마련한 후 리모델링을 하고 입주했다. 아파트지만 아파트답지 않게 각자의 취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부부는, 원하는 디자인을 직접 일러스트로 그려 도면을 만들고 인테리어 업체에 전달했을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
“저희 부부가 처음으로 산 집이라 둘 다 각별한 애정과 열정을 쏟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서로의 취향을 고집하지 않고 의견을 나누면서 전체 공간의 레이아웃을 짰어요. 브랜딩을 하다 보니 어떤 일이든 조화롭게 진행되는 게 좋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한 방향을 고집하는 것보다 서로 원하는 바를 잘 조율해야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는 걸 경험하기도 했고요.”
10년 동안 네이버 라인프렌즈의 디자인 디렉팅을 하면서 자신의 회사도 운영하며 디자인과 브랜딩을 경험한 이도의 대표는, 공간을 스타일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취향을 잘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거 형태에 관계없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확고하고 이를 잘 구현한다면 공간이 갖고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만족감이 찾아올 거라고.
서로의 취향을 반영하다보니 제가 집안의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짜고 아내가 내부에 적절한 소품과 식물을 배치해 꾸미게 되었어요. 평소 예쁜 것들을 좋아하는 아내는 여행지에서나 시장에서도 보물 같은 물건들을 잘 찾는 편이에요.
Q 디자인과 브랜딩 관련 일을 하니 집을 인테리어할 때 의욕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첫 집이라 기대가 컸죠. 공간마다 레퍼런스를 찾아서 인테리어 시공 업체에게 보내고, 원하는 것들은 치수까지 정확하게 맞춰서 도안을 드렸어요. 보통 디자인을 잘하는 업체를 찾는다고 하는데, 저희는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구현해줄 수 있는 업체를 찾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큰 트러블이 없었던 것 같고요. 저만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지만요(웃음).
Q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전체 공간의 콘셉트는 어떻게 잡았나요?
전체적인 분위기를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살면서 쌓아가는 것들이 많길 바랐어요. 모던한 인테리어에 원목과 식물로 온기를 더해가는 게 이 집의 기본 콘셉트예요.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가구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만난 소품이라든지, 우연히 시장에서 구입한 가구들도 섞으면 좀 더 우리만의 스타일이 담긴 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Q 특별히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나요?
디터 람스, 뵈르게 모겐센, 리차드 램퍼트를 좋아해요. 존경하는 디자이너들의 철학으로 만들어진 가구를 좋아하고요. 선반은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비초에 제품인데요. 직구로 비싸게 구입했는데 시공도 쉽진 않았어요. 대신 그만큼 만족하는 제품이에요. 저는 주로 책을 꽂고 소소한 소품들을 올려두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어떤 물건을 올려놔도 잘 받아주는 선반이에요.
안방의 베란다는 확장이 되어 있지 않아서 어떻게 수리할지 고민하다가 식물과 좀 더 가까이 있고 싶어서 확장하지 않고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작은 식물원처럼 꾸며봤어요.
Q 그 밖에 의외에 장소에서 샀는데 마음에 드는 것들이 있나요?
안방에 동묘에서 구입한 약방 서랍장이 있는데 정말 싸게 구입했거든요. 실용성도 좋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서 볼 때마다 흐뭇해요. 비초에 선반에 올려놓은 빈티지 라디오는 중국 여행 중에 구입했어요. 2만원 정도를 지불했는데 물건이 가진 분위기와 감성은 그 이상이에요. 그리고 집 안 곳곳에 있는 이국적인 소품들 중에 아내와 여행하면서 구입한 것들이 많은데, 아내가 예쁜 것들을 잘 찾아내더라고요.
Q 캐릭터 브랜딩 이력을 듣고 집 안에 피규어나 캐릭터 아이템이 많을 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없네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의외로 캐릭터 만드는 사람 중에 캐릭터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답니다(웃음). 저희 팀에 캐릭터 좋아하는 사람 반, 싫어하는 사람 반이었거든요. 먼지 한 톨 없는 데스크와 각종 피규어로 가득한 데스크가 공존하는 사무실이었어요. 의견 충돌도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서로 촌스럽다고 놀리곤 했는데 여러 디자이너들의 취향이 조율되는 과정을 통해 좀 더 새로운 제품이 나오더라고요. 유아용에서 벗어난 좀 더 세련되고 성인 취향에도 맞는 창작물이 탄생하는 거죠. 그런 경험들이 제 회사를 운영할 때 큰 도움이 되었어요.
Q 디자인과 브랜딩은 흥미로운 작업인 것 같아요.
독립 후 가전제품 플러스마이너스제로의 브랜딩 작업을 경험했고, 현대홈쇼핑에서 론칭한 홈 케어 브랜드 에버블루의 브랜딩 등을 진행했었는데요. 예전에는 브랜딩이라고 하면 로고만 만들고 끝났는데 요즘은 브랜드 경험까지 기획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에요.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과 협업을 해야 하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소통이 가장 큰 일이라고 할 정도로요. 경험이 쌓이면서 어떤 분야든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내가 사는 공간을 스타일링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디자이너든 가족 구성원이든 서로 원활히 소통해야 모두가 만족하는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봐요.
기획 : 심효진 기자 | 사진 : 김덕창
Copyright © 리빙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