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트럼프의 '콜라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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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미국 대통령 기록을 세운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따듯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해병 한 명이 헬기 옆에서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올렸으나 급한 마음에 그냥 헬기에 올라탔다.
외신은 트럼프가 썼던 대통령 집무실에 붉은색 '콜라 버튼'이 있었다고 전했다.
취임하자마자 대통령 책상인 '결단의 책상' 위에 이 버튼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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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의 인품은 백악관을 떠난 후에도 자주 회자된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려고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향해 걸어갔다. 해병 한 명이 헬기 옆에서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올렸으나 급한 마음에 그냥 헬기에 올라탔다. 대통령은 깜박 잊고 병사에게 답인사를 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곧바로 헬기에서 내려 그 병사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는 뭔가 말을 건넸다. 당황한 해병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주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는 정반대의 기행적 습관으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린다. 외신은 트럼프가 썼던 대통령 집무실에 붉은색 ‘콜라 버튼’이 있었다고 전했다. 취임하자마자 대통령 책상인 ‘결단의 책상’ 위에 이 버튼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버튼을 누르면 직원이 재빨리 다이어트 콜라 한 잔을 은쟁반에 담아 가져왔다.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트럼프는 이런 식으로 하루에 콜라 12잔을 마셨다고 한다.
음료의 취향 문제가 아니다. 버튼 하나로 인간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고 여긴 트럼프의 발상이 의아스러울 뿐이다. 일찍이 예수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지극히 작은 한 사람에게 행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고 했다. 가장 낮은 시종의 아내에게 마음을 쏟고 졸병 한 사람까지 살피는 태도에서 국민을 받드는 권력자의 본분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받들고 지키려는 민주정신의 본령이 아닐까 싶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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