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범퍼부터 운전대까지 한껏 멋부린 내차

김준 선임기자 입력 2021. 1. 2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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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튜닝의 세계

[경향신문]

‘N 퍼포먼스 파츠’를 장착한 벨로스터 N. 현대차 제공
엔진 출력·제동력 높이는 ‘튠업’,
차 내·외장 꾸미는 ‘드레스업’으로 구분되는 자동차 ‘튜닝’
현대차, 모터스포츠 경험·N 개발 노하우 집약 ‘N퍼포먼스 파츠’ 제작
기아차, K3 GT ‘퍼포먼스 파츠’ 운영

감색 재킷에 잘 다려진 회색 바지, 페이즐리 문양 넥타이를 맨 신사는 아름답다. 옷매무새에 좀 더 공을 들여 포켓치프를 꽂고 와이셔츠 소매를 커프스 버튼으로 잠그면 품격마저 채워진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엔진 출력을 높이고, 운전대를 알칸타라가 감긴 제품으로 바꾸며, 뒷범퍼에 디퓨저를 장착하면 흔해 빠진 세단도 금세 스포츠카처럼 변신할 수 있다.

■ 현대차 ‘N 퍼포먼스 파츠’

자동차 출력을 높이고 외관, 실내를 꾸미는 튜닝은 일반적으로 ‘튠업’과 ‘드레스업’으로 나뉜다. 튠업은 엔진 출력이나 제동력 등을 높이는 작업이다. 드레스업은 외형과 인테리어를 멋들어지게 만드는 일을 말한다. 이 같은 차량 ‘내실 다지기’와 ‘멋 부리기’는 관계기관의 승인 여부로도 구분된다. 터보차저와 인터쿨러를 장착하거나 머플러(소음기)를 교체하는 성능 개선 작업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운전의 재미나 연비를 높이기 위해 변속기를 수동에서 자동, 자동에서 수동으로 변경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면 특정 부품으로 차량을 꾸미는 드레스업은 별도 승인이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완성차 메이커마다 다양한 드레스업 파츠를 운영하기 때문에 차량 주문 때 원하는 품목을 선택하면 별도 작업시설에서 설치돼 구매자에게 인도된다.

왼쪽 사진부터 벨로스터 N용 카본 리어 디퓨저, 모노블록 브레이크 시스템, 알칸타라 스티어링 휠.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 같은 모터스포츠 참가와 고성능 브랜드 ‘N’ 개발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동원해 ‘N 퍼포먼스 파츠’를 제작하고 있다. 벨로스터 N에 장착하는 프런트 립, 리어 디퓨저, 사이드미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파츠는 대부분 카본으로 만들어져 특유의 재질감과 무늬 패턴으로 일반 차량과 금세 구별된다. 카본 제품은 탄소강화섬유를 겹겹이 쌓아 굽는데, 대량 생산이 어렵고 단가가 높지만 철보다 10배 이상 단단하고 무게는 절반에 그쳐 고급 스포츠카 내·외장재로 사용되고 있다.

고가 섬유인 알칸타라가 감긴 스티어링 휠과 파킹 레버, 센터콘솔도 선택할 수 있다. 벨로스터 N에 적용되는 ‘알칸타라 인테리어 패키지’는 지난해 벨로스터 N 구매 고객 중 37%가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N 퍼포먼스 파츠에는 엔진이나 변속기 튜닝 제품은 마련돼있지 않지만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등 제동과 주행 성능, 코너링 실력을 높여주는 부품도 많다. 알루미늄 재질의 모노 블록 브레이크 캘리퍼와 하이브리드 디스크, 로 스틸 패드가 조합된 ‘모노 블록 브레이크 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시스템의 하이브리드 디스크는 주철과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 무게가 가볍고 제동 성능도 일반 브레이크보다 높다. 벨로스터 N 구매 고객 4명 중 1명꼴로 이 장치를 선택했다고 한다.

싼타페 20인치 블랙 경량 휠. 현대차 제공

■ 고성능 아닌 일반 모델도 선택 가능

현대차는 지난해 아반떼·코나·쏘나타 N 라인 등 준고성능 모델 3개 차종을 출시하면서 이들 차종에도 맞춤 파츠를 선보였다. 벨로스터 N에 적용된 브레이크 패키지와 경량 휠, 모노튜브 쇽업소버(쏘나타 N라인은 기본적용)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쏘나타 N 라인용 19인치 경량 휠은 대당 3.7㎏의 무게 감량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순 무게로만 따지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 같지만 무게가 각 구동축당 2㎏ 정도 줄어들면 그만큼 센 구동력을 바퀴에 전달할 수 있다.

현대차는 고성능 모델인 N과 준고성능 N 라인이 아닌 일반 차량에도 퍼포먼스 파츠를 일부 운영하고 있다. ‘사장님차’ 그랜저는 모노블록 4피스톤 브레이크 시스템과 대당 4㎏ 경량화가 가능한 19인치 휠, 감쇄력을 달리한 모노튜브 쇽업소버를 전·후륜에 적용할 수 있다. 스프링 상수를 최적화한 로워링 스프링도 선택할 수 있다. 이들 퍼포먼스 파츠로 무장한 그랜저는 일반 모델과 달리 좀 더 스포티한 주행과 단단한 코너링이 가능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도 그랜저와 동일한 퍼포먼스 파츠를 끼울 수 있다. 싼타페는 20인치 휠이 끼워지는데, 교체할 경우 바퀴 무게가 대당 2.2㎏가량 줄어든다고 한다. 싼타페는 디젤 2.2모델에 한해 듀얼 머플러와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를 선택할 수도 있다. 소형 SUV 코나도 모노튜브 쇽업소버 등 N 퍼포먼스 파츠 장착이 가능하다. 이들 퍼포먼스 파츠가 장착된 차량은 칠곡과 남양 센터에서 출고된다.

기아도 일부 차량에 퍼포먼스 파츠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모델이 K3 GT다. 빌스타인제 모노튜브 쇽업소버와 강화 스프링, 스테빌라이저 바, 강화 부시 컨트롤 암과 대용량 브레이크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퍼포먼스 파츠를 장착한 K3 GT의 주행감은 코너링과 고속 주행에서 일반 K3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기아차의 대표 고성능 세단 스팅어도 스티어링 휠과 기어노브, 센터 콘솔 상단을 알칸타라로 장식한 패키지를 판매한다. 사이드미러와 프런트 범퍼 에어커튼 등에 장식되는 리어 카본 패키지도 있다.

BMW 3시리즈용M 퍼포먼스 스포츠 브레이크 세트. BMW코리아 제공

■ BMW, 벤츠도 다양한 파츠 운영

BMW, 파츠 장착 모델 상시 전시
벤츠는 휠 제품만 1000여점 ‘다양한 구성’

‘펀 투 드라이브(달리는 즐거움)’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BMW는 성능과 디자인 강화 파츠를 어떤 브랜드보다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자사 고성능 브랜드 M 개발에서 익힌 기술을 반영했기에 ‘M 퍼포먼스 파츠’라 부른다. M 퍼포먼스 파츠는 차량 개발 단계부터 함께 기획돼 부품 수가 많고 완성도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주행성능을 강화하는 튜닝 제품, 외관을 돋보이게 하는 익스테리어 부품, 실내를 꾸미는 인테리어 파츠 세 가지로 구성된다. 튜닝 파츠는 서스펜션, 브레이크 킷, 머플러 등이 판매된다. 퍼포먼스 서스펜션을 장착하면 코너링과 고속주행 성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브레이크 킷은 제동성능 향상을, 퍼포먼스 머플러는 풍부하면서도 짜릿한 배기음으로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해준다.

익스테리어 파츠는 앞범퍼에 장착되는 프런트 그릴, 사이드미러 캡, 리어 스포일러, 디퓨저 등이 있다. 이들 부품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했거나 탄소섬유로 제작돼 외관을 한층 스포티하게 꾸며준다. 일부 익스테리어 파츠는 공기역학을 고려한 설계가 적용돼 주행성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인테리어 파츠를 활용하면 실내도 감성적인 레이싱카 분위기로 바꿀 수 있다. 알칸타라 소재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암레스트 등을 선택할 수 있다.

BMW코리아는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 ‘M 타운’ 공간에서 퍼포먼스 파츠가 장착된 모델을 상시 전시한다. 도이치모터스 수원오토월드 BMW 서비스센터 내에서도 M 퍼포먼스 개러지를 운영 중이다.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는 BMW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파츠를 구입하고 장착할 수 있다. 플로어매트, LED 도어 프로젝터 등 전문 조립 기술이 필요치 않은 부품은 구입해 직접 장착해도 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알루미늄 휠과 스포일러, 디퓨저를 판매한다. 휠은 선택할 수 있는 제품 수가 1000여 점에 이른다. 이들 휠은 응력 테스트, 충격 테스트, 충돌 테스트, 내부 미세 구조 검사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판매할 수 있다. 투박해 보이기 쉬운 앞범퍼와 뒷범퍼를 엣지있게 만들어주는 프런트 립, 리어 스포일러와 루프 스포일러, 사이드 스커트도 구입할 수 있다. 립이나 스포일러는 스포티한 감성을 극대화시켜주고, 공기 흐름을 조화롭게 만들어 주행 성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대략 40가지 벤츠 순정 스포일러 파츠를 구입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량 전면과 측면, 후면에 부착하는 데칼 등 16개 트림 부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전국 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국내 재고가 없을 경우 본사를 통해서도 주문이 가능하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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